옥주의 남편
손이 떨려 몇번이나 엇나간 탓에 짜증이 일었다. 살아생전 남편에게 번호 키로 바꾸자고 몇 번을 말했건만 남편은 비밀번호를 외우기 귀찮다는 구실로 끝끝내 열쇠를 고집했다. 원래가 그런 사람이었다. 낯선 것은 무조건 싫다 외치고 보는, 고여있는 것에 익숙한 사람. 그래서 마지막에도 그렇게 갔지. - P22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게 영원할 수는없는 것이다. 과거에 선명하게 빛나던 간판 글자가 이제는그 빛을 전부 잃어버린 것처럼, 홍하던 모든 건 쇠퇴하기마련이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남편은 끝내 인정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