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관심갖고 있는 것에 대해 대화하는 방법을 거꾸로 배우게 되네.

그는 내가 건넨 책의 속표지를 스윽 보더니 말했다. "아,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구나! 빅터야, 이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거라. 애석하게도 쓰레기일 뿐이란다." 만약 아버지께서 이런 식의 조언 대신 힘들더라도 ‘아그리파의 법칙들은 이미 타파되었고 현대적인 과학 체계가 도입되어 고대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왜냐하면 고대 과학은 황당무계하지만 현대 과학은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니까.’라고 설명했다면, 나는 분명 아그리파의 책 대신 당시 따끈따끈하게 달아오르던 상상력으로 보다 현대의 발견으로 나타난, 더욱 논리적인 화학 이론에 더욱 전념했을 것이다. 나아가서는 나를 파멸로 이끈 그런 학문을 공부해 보겠다는 위험천만한 충동 자체도 못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건성으로 쳐다보는 아버지의 시선을 보았을 때, 아버지가 내용을 알고 있다는 확신이 전혀 들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책을 더욱 열심히 계속 읽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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