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오빠와 언니는 그때 부모님이 살던 집이자 우리가 자란 집을 정리해서 파는 중이었다. 부모님의 집은 혼돈 그 자체였다. 우리는 38년동안 쌓인 물건들을 일일이 살펴보고, 내버리고, 상자에 담아야 했다. 어느 구석을 보나, 어느 표면을 보나 거기에는 수십 년 치의 감정이 숨어 있었다. 그러니 내가 내 집에서 발휘하는 정리벽은 그에대한 아주 강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었다. 내가 내면의 무질서와격변처럼 느낀 상황에 대한 방어 행동이었다. 그것은 두려움에 압도된 나머지 통제력을 갈구하는 행동인데, 나는 과거에 거식증을겪을 때도 그랬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혼돈으로 느껴질 때,
우리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통제하려고 든다. 무엇이든 좋으니 무언가를, 이를테면 자신이 섭취하는 칼로리를, 자신의 몸무게를, 자신의 환경을. 공황에 빠진 사람은 이상한 짓도 하게 된다. - P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