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소음에도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단어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말하고, 쓰고, 강의하고, 문장을 만들어 내고, 공식을 찾고, 그것을 수정하다 보니 나중에 가서는 어떤 단어도 더이상 정확하지 않고 그 의미가 희미해진 채 내용을 상실하여, 남은 것이라곤 부스러기 껍질, 먼지, 모래가루뿐이었다. 그런 것들은 그의 뇌 속에서 부유하고 두통을 일으키면서 그의 불면증, 그의 병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고통, 허영심, 무의미한 단어가 영원히 침몰하는 거대한 음악, 모든 것을 감싸고 품에 안아 질식시키는 절대적 소음, 아름답고 경쾌한 소란을 막연하지만 강렬하게 원했던 것이다. 음악, 그것은 문장의 부정이며 음악, 그것은반(反)언어다! 그는 사비나를 오랫동안 포옹하고 단 한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으면서 음악의 난잡한 소란과 더불어 희열이 넘쳐흐르도록 만들고 싶었다. 이러한 행복한상상의 소음 속에서 그는 잠들었다. - P1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