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 일상이 많은 정대.정대.정대...

정적 속에서 너는 정대의 얼굴을 떠올렸다. 연한 하늘색 체육복*바지가 꿈틀거리던 모습을 기억한 순간, 불덩어리가 명치를 막은것같이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숨을 쉬려고 너는 평소의 정대를 생각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대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정대를 생각했다. 여태 초등학생같이 키가 안 자란 정대. 그래서 정미누나가 빠듯한 형편에도 우유를 배달시켜 먹이는 정대. 정미 누나와 친남매가 맞나 싶게 못생긴 정대. 단춧구멍 같은 눈에 콧잔등이빈번한 정대. 그런데도 귀염성이 있어서, 그 코를 찡그리며 웃는 모습만으로 누구든 웃겨버리는 정대, 소풍날 장기자랑에선 복어같이뺨을 부풀리며 디스코를 춰서, 무서운 담임까지 폭소를 터뜨리게한정대, 공부보다 돈을 벌고 싶어하는 정대. 누나 때문에 할 수 없이 인문계고 입시 준비를 하는 정대. 누나 몰래 신문 수금 일을 하는 정대, 초겨울부터 볼이 빨갛게 트고 손등에 흉한 사마귀가 돋는정대. 너와 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칠 때, 제가 무슨 국가 대표라고스매싱만 하는 정대.
천연스럽게 칠판지우개를 책가방에 담던 정대. 이건 뭣하러 가져가? 우리 누나 줄라고. 너희 누난 이걸 뭐에다 쓰게? 글쎄, 이게자꾸 생각난다. 중학교 다닐 때 공부보다 주변이 더 재미있었다뭐냐?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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