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은 눈이 점점 멀어져 이때쯤엔 겨우 서너 발짝 앞에 떨어져 있는 물체만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대신, 그의 눈앞에 오래전 그가 고향마을에서 보았던 구름이 걸린 앞산의 풍경과 햇빛에 반짝이던 강물, 언젠가 그가 아버지를 따라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굴 속에서 발견한 승냥이의 새끼, 또한 오래 전 헤어진 가족의 얼굴과 고향 친지들의 얼굴이 또렷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文은 점점 더 말을 잃어가 하루 종일 사람들 틈에서 일을 하면서도 단한마디도 하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그렇게 그는 현재로부터 과거로,
현실로부터 꿈으로,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이미 사라진 것으로, 사람들간의 대화와 교통으로부터 혼자만의 고독한 침묵 속으로 빠져들고있었다. - P2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