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 이모가 살던 동네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이모에게풍경 사진을 보내주기 위해 이번에는 정동길을 따라 걷던 중이었다. 날씨가 아주 좋았고, 걷는 동안 더워져 나는 목에 두르고 있던스카프를 풀어 어깨에 걸친 천가방 속에 넣었다. 평일 이른 오후라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들도 차도 많지 않았다. 나는 서울시립미술관에 들러 단풍이 든 뜰의 사진을 찍은 후 붉은 벽돌이 깔린 도로를 따라 걸었다. 관광객처럼 보이는 젊은 외국인 커플이 정동극장 건물 앞에서 휴대전화를 든 채 팔을 쭉 뻗어 셀카를 찍고 있었다. 사진을 찍다 눈이라도 감았는지 포즈를 취하던 커플 중 한 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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