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르는 적막과 그것에 균열을 내는 나지막한 코 고는 소리. 그 소리는 나에게서 아주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놀랍게도 내 옆의 온기처럼 위안이 되곤했다. 이모가 우리집에 머무는 동안 만나거나 통화하기가 어려울거라고 말해놓았기 때문에 우재는 퇴근하면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따금씩은 메시지에서 이모를 같이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넌지시 내비치기도 했지만 나는 애써 모른 척했다. 우재를 선뜻 이모에게 보여줄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에 우재가 더이상 단순한대학 동기가 아니라는 자각이 내 안에서 또렷해졌지만, 누군가가내 삶에 중요해진다는 걸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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