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팍 끊었다. 그의 사타구니를 무릎으로 가격하는 것만큼 통쾌하지는 않은, 그저 유치하고 진부한 복수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가 말하는 도중에 전화를 끊을 때마다 내 마음 한구석이 조금이나마 밝아졌다. 시럽에 더럽혀지지도 않고 약속 시간에 늦지도 않은 아주 작은 한 조각(그런 조각이 남아 있다면 말이지만)이.어쨌거나. 그렇다고 내 기분이 괜찮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괜찮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