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응달 박완서 소설전집 5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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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자로 9남매를 둔 비정상적 집안에 시집가게 되는 자명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은, 박완서님의 여느 작품과는 뭔가 다름을 알 수가 있었다. 한편의 추리소설이라고 불러도 될만한 이 작품속에서 미혼모이자 미혼과부인 노자명이 저택집 서자 막내 민우를 만나고 저택집에서 들어가 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집안 내에서 펼쳐지는 욕망과 음모들을 다루고 있다. 다 죽어가는 병자 아버지와, 자명보다도 세살 어린 , 막내 민우와 동갑인 계모와 9층 빌딩의 임대료 수입이 들어오는 날에만 모이는 서자 9남매들. 영우의 의문스러운 죽음과, 계속해서 똑같은 비명만 되풀이 하는 늙은 병자 아버지. 한 비정상적 가정의 비정상적 욕망을 주제로 하여, 꽤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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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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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로 다니는 신촌거리를 걷다보면, 비둘기들이 참 많이 볼 수 있다. 친구중에 한 녀석은 길거리 노점상에서 파는 닭꼬치가 닭고기가 아니라 비둘기 고기라는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내게 하곤 했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비둘기는 은행경비원이 조나단이 아침에 일어나서 비둘기가 자신의 방앞에 있는 걸 본후 부터 조나단은 기분이 안 좋아지면서 비둘기를 피해 도망갈 생각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비둘기가 자기 방앞에 있다고해서, 그걸 왜 두려워할까? 나같았으면, 열려져있는 창문을 통해 비둘기를 내쫓고 다시 그 창문을 닫았을텐데. 너무나도 소심한 은행경비원 조나단. 하루종일 비둘기때문에 은행 경비원이란 자신의 직업에서 매일같이 반복되어왔던 일들도 실수도하게되고, 하루종일 비둘기를 피해 도망갈 생각을 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비둘기>를 통해. 너무나도 나약하고 소심한 현대인을 빗대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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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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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만큼 의미있고, 가슴 설레는 일은 없을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다림들이 지루하리만큼 오래 지속된다면, 이또한 짜증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를 기다린다. 그들은 고도를 막연히 기다리기만 할뿐, 고도가 누군지, 어떻게 생겼는지, 또 고도를 왜 기다리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1막과 2막은 비슷한 구조를 띄고 있다. 막연히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길을 지나가던 포조와 럭키를 만나게 되고, 또 고도가 올수 없음을 알리는 소년을 만나게된다. 이들이 무작정 고도를 기다리면서 재밌는 말을 하면서 시간이 빨리 감을 느끼고, 나무에 목을 메달아 자살하고픈 생각도 해보지만,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고도를 기다려야 하니깐.'

작품속에서 '고도'는 과연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에게 어떤 의미일까? '고도'가 무엇이길래 하루하루 반복되는 지루한 기다림속에서도 꼭 '고도'를 기다려야만 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질문해본다. '우리가 한 사람을 기다릴 수 있다면 얼마나 오래 기다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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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형제
루이제 린저 지음, 신교춘 옮김 / 이레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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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이 책을 보게되었을때, 언뜻 짚히는것이 개 형제들의 시각에서 바라본,사회나 인물이겠거니 했다. 말 그대로 개 형과 개 동생이 바라본 세상.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이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책 제목이 말하는 '개 형제' 는 우리가 교회에서 흔히 말하는 '철수 형제' '순희 자매' 할때의 그 형제였다. 책 속에서 여러번 인간으로도 태어나고 개로도 태어났던 개형제는 랍비와 미르얌을 주인으로 섬기고 따른다.

랍비는 개를 사람에게 대하듯 '개 형제' 라고 불러주었고, 개 형제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통한 이웃사랑, 병든자를 고치는 기적, 물이 변하여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등.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개 형제는 인간사회의 평화를 꿈꾼다. 성경에 관한 지식과 여러번 태어나고 죽고하는 윤회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뭔가 깨닫는 부분이 있을것이기에 다른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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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1
박완서 지음 / 문학사상사 / 199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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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부터 6-25동란까지의 개성지방의 거상인 전처만 일가의 이야기이다.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조정래의 <아리랑>과 비교해보면, <아리랑>에서는 주로 못사는 우리네 민초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박완서의 <미망>은 신분상 중인이지만, 장사를 통해 부를 축적했던 사람들을 다루고있다. 이 시대가 참 암울했던 시대이니만큼, 태임의 동생 태남이처럼 독립운동에 몸 바쳤던 사람도 있고, 종상의 친구 박승재처럼 일본에 빌붙어 권세를 행세했던 사람도 있고, 수많은 시골 사람들처럼 이도 저도 아닌 그냥 그런 사람도 있다. 한 집안의 역사를 통해, 그 시대상을 규명하고 또한 '개성'이라는 작가의 고향을 다시금 작가가 생각하게된 계기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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