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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의 신화 - 양장본 - 휴전선 남.북에는 천사도 악마도 없다
리영희 지음 / 삼인 / 2000년 1월
평점 :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분단된지 반세기가 휠씬 넘었다. 분단 반세기 동안 남한사회와 북한사회는 조금씩 조금씩 달라져만 갔고, 서로는 자신을 善으로 상대방을 惡으로 규정하고 자신만이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주장해왔다. 리영희 교수는 그의 다른 책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이분법적 선과 악 나누기를 반대한다. 이 책 부제에서 말한 것처럼 "휴전선 남북에는 천사도 악마도없다"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책이 출판될 당시(1999년) 남북한 해군사이에 벌어졌던 서해교전에 대한 원인과 NLL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다. 그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내 기억으로 언론에서는 왜 서해교전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원인에 대한 고찰없이 무조건 북한해군이 NLL을 월선했고, 그렇기 때문에 서해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했었다. 물론 수구-보수 세력은 왜 북한해군을 섬멸하지 못했느냐고도 말했다. 리영희 교수는 NLL에 대한 연구를 통해 NLL이 남측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남북한 사이의 해상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6-25휴전당시 임시로 만들어졌던 경계선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리영희 교수는 이외에도 줄기차게 남북한 사이의 선악 이분법에서 벗어나길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남한화가 통일이 아님을 주장하고, 더 나은 통일사회를 위한 발걸음을 만들어나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리영희 교수의 책을 읽을때마다, 그동안 내가 우리사회에 북한에 대해서 가졌던 생각들이 얼마나 단편적이었으며, 무지몽매한 것이었음을 깨닫곤 한다. 분단 반세기동안 아픔과 상처를 딛고 일어서, 앞으로 통일을 대비해나가면서, 더욱더 북한을 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