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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평점 :
58년 개띠 동창생들의 인생역정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처음 읽을 때 부터 호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내 아버지도 여기 나오는 '만수산4인방' 처럼 58년에 태어나신 개띠이시며, 나는 '만수산4인방'과 내 아버지의 다음 다음 개띠인 82년생 개띠여서 였을까..
한국이라는 참으로 오묘하고도 아리송한 사회(!) 에서 현대사의 격변기를 살아온 58년 개띠 동창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아버지도 이렇게 살아오셨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굳이 비교해보자면 내 아버지는 '만수산 4인방'의 '김형준'과 비슷한 삶을 살아오지 않으셨나 하고 생각해본다. 물론 내 아버지는 처음 들어간 직장을 지금까지 계속해서 20년 넘게 다니고 계신 '화이트 칼라' 이시며, '만수산4인방'처럼 자주 만나는 친구는 없으시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2류 인생. 마이너에서 살고 계시긴 하지만 말이다..
교련실습시간, 팬팔부, 극장단체영화관람, 등 소설에 나오는 그 당시 시대를 떠올리게 할만한 것들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로서 그들의 삶의 애환과 아픔과 고통을 이해한다는 것이 사실은 조금은 힘들다. 가까이 있는 내 아버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찌 소설속 주인공들을 이해하기가 쉬울까?
그들의 삶의 과정속에서 현대사의 부분부분이 등장하여, 상황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쉽기도 하지만, 그들이 마이너, 즉 2류 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던 이 사회의 부조리함, 그리고 마이너가 메이저로 가기 힘든 삶의 고통들... 우리 아버지 세대의 아픔들... 어찌 이 이야기가 '만수산4인방' 만의 이야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