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지 2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춘추전국시대 그 두 번째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춘추시대의 강자들을 소개했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중심으로 펼쳐진다. 오자서, 손자, 범려, 공자, 서시 등등 지금도 명성이 자자한 이들과 지금은 잊힌 이름이지만 그 시대에 큰 발자국을 남긴 이들 말이다.


 

여전히 패권을 손에 넣기 위해 크고 작은 전쟁을 일삼고 권력과 신념을 위해 죽고 죽이는 혼란 속에서도 시대는 변해가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이다.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 550년을 담은 총 3권 중 2권이다.


1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각 나라의 이름이나 위치 각 사건이 발생한 상황 심지어 등장인물들의 이름까지도 헷갈려서 다시 앞장을 들춰보곤 했는데 1권을 다 읽고서 2권을 읽으니 이어지는 내용이 바로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대충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져서 내용을 이해하기 편했다. 아마도 1,2,3권이 모두 발간된 후에 연달아 읽는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권이 주(周) 왕조가 몰락한 뒤 여기저기서 각 제후들이 나라를 세워 혼란이 막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들 간의 관계가 복잡하고 각 나라의 정세가 불안정하여 많은 변화로 어지러웠지만 2권에서는 각국의 상황과 관계가 좀 더 안정되어 그런지 흥망성쇠의 큰 흐름과 중요한 인물들에 집중하고 있어서 덜 복잡하고 더 재미있다.

게다가 드디어 공자가 등장하니 더욱 흥미진진할 수밖에.


 

 

그래서 나 또한 그 흐름을 따라 기억에 남는 인물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려 한다.


진(晋)문공과 개자추

- 진혜공의 살해 위협을 피해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던 공자 중이(重耳)는 19년의 망명생활을 접고 진문공으로 등극한다. 망명 당시 그는 훌륭한 측근들(7인)과 함께였는데 그중 특히 '개자추'라는 인물이 있었다.

망명 중에 먹을 것이 떨어져 고생하던 공자 중이에게 개자추가 자신은 식욕이 없다며 분배 받은 음식을 사흘이나 주어 큰 감명을 주었다. 한데 막상 진문공이 되어서는 개자추에게만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았다. 개자추의 오해와 진문공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었지만 일을 바로잡을 틈도 없이 개자추가 노모와 함께 몰래 성을 떠나버렸고 진문공은 그를 찾기 위해 산에 불까지 질렀지만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에서 노모를 부둥켜안은 개자추의 시체만을 찾게 되었다. 진문공은 그의 시체 옆에서 통곡을 한 뒤 개자추의 친구 장해에게 개자추와 노모의 장사를 지내라고 명했다.


 

"이 산을 개자산(介子山)이라고 명명하겠소. 그대는 개자산 꼭대기에 개차추를 모시는 사당을 지으시오. 개자산을 에워싼 논밭을 개자묘의 영지로 정해 그대에게 관리를 명하겠소. 그 수익으로 오늘 이 날을 제사일로 정해 해마다 성대하게 제사 지내시오. 제사에는 칙사를 파견하겠으니 소홀히 하지 마시오!"

...진문공 2년 3월 5일의 일이었다.

>>> page 45 제25장 무릇 병사가 군주의 기량을 헤아린다 중에서


 

어느 시대건 오해가 깊어지면 통곡을 부르는가 보다.


 

'양침의 원한'

- 정나라가 송나라를 침입했을 때 송나라의 원수 화원(華元)은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양탕을 만들었는데 자신의 마부에게 주는 것을 잊었다. 마부가 투덜거렸으나 이미 양탕은 남아있지 않았고 화원은 그대로 출격을 했다. 그때 화원의 마부가 말에 채찍을 가해 적진으로 돌진하는 바람에 화원은 정나라 포로가 되었고 송나라 군대는 어이없이 궤멸하고 말았다.


 

이것이 역사에 기록된 '대극 전쟁'이다.

... 이 대극의 전쟁은 음식물로 인한 원한의 무서움과 함께 구전되어 내려오는 유명한 전쟁이다. 화원은 한 그릇의 양탕에 인색하여 붙잡혔고, 송나라는 병거 4백6십대를 잃었다. 단 그때 마부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양침(羊斟)'이라 이름 짓고, 그리고 '양침의 원한'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만큼 음식의 원한은 무섭다는 의미이다.

>>> page 117 제28장 원한은 두려움을 낳는다 중에서


 

마부의 돌진은 춘추전국시대 전쟁이니 가능했던 일이지만 음식의 원한은 이 시대에도 무시무시할 거라 생각된다.


오나라를 강대국화시킨 하희

- 정목공의 딸 하희는 여희의 미모와 달기의 요염함을 겸비한 뛰어난 요부였다고 한다. 그녀는 15세 때 어떤 파계승으로부터 절묘한 규방의 기술 ' 소녀채전술(素女採戰術)'을 익혀 이복 오빠인 공자 만, 그녀가 결혼했던 진(陳)나라의 하어숙, 하어숙과 친했던 공녕, 공녕과 친구인 의행부, 진(陳)영공 까지 죽음으로 이끈다. 심지어 진나라를 공격한 초나라에 붙잡혀 초나라 대부 양노(襄老)의 본처가 되어 그마저 죽었다. 그 후 양노의 조문객으로 온 굴무와 사랑의 도피를 하여 진(晋)나라로 갔다. 굴무는 소녀채전술을 뒤집는 남자의 규방술인 '팽조탄토술(彭祖呑吐術)을 가지고 있었으니 하희와 굴무가 인연이 된 것은 숙명일 것이다. 이 둘의 도피로 굴무의 집안은 모두 살해당해 유일하게 살아남은 굴무의 장남 굴용도 진나라로 망명했고 이들은 초장왕에게 보복하기 위해 진나라의 사신으로 오나라에 가서 병거의 전법을 전수했다. 그리고 오나라는 순식간에 강대국이 되어 초나라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하희의 욕망이 결국에는 오나라를 키우게 되다니 과연 난세에서는 그 무엇이 어떠한 결말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오자서와 손자

- 초나라 중신 오사의 둘째 아들 오원. 오자서. 그리고 초나라의 간신 비무극에 휘둘린 초평왕으로 인해 아버지와 형을 잃고 공손을 데리고 오나라로 망명한다. 공손 승과 오나라까지 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오자서가 가진 재주와 하늘이 보내 준 인연들이 더해져 우여곡절 끝에 오나라에 도착한 오자서. 오나라를 도와서 끝내 초나라에 복수를 했다. 초나라에 대승을 거둔 뒤 초평왕의 무덤을 파내어 그의 미라에 채찍질을 했던 것이다. 오자서의 이야기는 이 책의 1/3이다. 그가 초나라를 떠나 오나라에서 숨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인상적이다. 오자서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책장이 빠르게 넘어갔다.


 

활쏘기에 능하고 재상까지 지낸 오자서가 문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나라에서 온 손무(孫武) 가 없었다면 초나라라는 강대국을 격파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손무. 손자(孫子). 내용은 모르지만 제목만큼은 당연히 알고 있는 그 책의 편찬자. 바로 '손자병법'의 손자이다.



 page 231 제33장 적지의 흙으로 적진의 벽을 바른다 중에서

 

손자병법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이 책에서의 손자는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눈길을 끈다. 병법책을 편찬하고 오자서와 함께 오나라의 군대를 강하게 키웠고 오합려의 태손 부차를 교육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정쟁에 휘말릴 수 있었음에도 다행히 이 난세에서 무사히 살아남았다. 이 책에서 그는 정치적 야망도 없고 복수를 위해 칼을 갈지도 않고 재물을 탐하지도 않은 그저 뛰어난 병법가였다. 자신의 병법을 실험하기 위해 무의미한 전쟁도 하지 않았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공자님의 취직운동

- 이 책의 끝부분에 드디어 공자님이 등장하신다. 노나라 도성 곡부에서 태어난 공구(孔丘).

하지만 춘추전국시대에서의 활약이 미비해서 그런지 분량도 별로 없고 제자들을 거느리고 노나라, 제나라, 위나라 등을 돌며 '취직운동'을 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에피소드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유교를 중시했던 조선의 영향으로 아직까지도 공자의 사상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지만 정작 공자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자신의 사상을 펼칠 기회를 끝내 잡지 못한 듯하다.


6예 학원에서 뛰어난 제자들을 배출하고 '춘추'를 집필하였으나 관중이나 오자서처럼 자신의 뜻을 펼쳐 한 나라를 이끌어가지는 못했으니 탄식하며 세상을 떠난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 책에서 설명한 대로라면 공자는 정치와는 맞지 않는 사람이었으니 사상가로만 남은 것이 다행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가 정치노선으로 내세운 이상은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이었다.

>>> page 361 제41장 기(夔)는 하나면 족하다 중에서



 

제24-제42장으로 춘추전국지 2권이 끝이 났다.


 

춘추시대가 시작되고 각 제후국들이 패권을 손에 넣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였지만 패왕이 군림하던 시절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었다. 동맹국들에 대한 책임만 무겁고 별 이득이 없는 패왕의 자리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제는 법과 돈 그리고 사상의 시대로 변하고 있었다. 잔인한 시절이지만 자유로운 시절이기도 했다.


 

왕이 되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고 미인에 휘둘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간신의 말에 충신을 죽이고 살아남기 위해 자식을 죽이고 그러한 죽임들에 대한 복수로 또다시 누군가를 죽였다. 음식 한 그릇의 원한으로 수백 명을 죽이고 누구든 단칼에 이유도 모른 채 죽었다. 죄 없는 백성들은 이 성에서 저 성으로 쫓겨 다니기 일쑤였고 시도 때도 없는 전쟁으로 수탈을 당했다.


난세에서는 무탈하게 살다가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복된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현대인이 바라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평범하게 살다가 고통 없이 죽는 것.


난세가 끝나면 태평성대가 오고 태평성대의 끝에는 언제나 난세가 오는 법.

지금 이 난세 속에서 잘 살아남는다면 태평성대를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이 바로 또 다른 의미의 춘추전국시대이다. 잔인하고 자유로운 시절이다.


우리들은 이 난세를 어떻게 지나가고 있을까. 우리의 이야기는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우리에게 개자추, 오자서, 손자보다는 간신 비무극이나 모신 태재비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공자의 사상이 우리나라에 화려하게 그 꽃을 피웠는데 왜 우리는 강대국이 되지 못했을까.

 


난세. 2권에 나온 많은 인물들을 되짚어본다. 아직은 그들의 가르침을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 각주와 지도 첨부가 있으면 좋겠다.

** 오탈자가 많다. 사소한 오타부터 단어 자체를 잘못 쓴 경우도 있어 보이고 문장이 매끄럽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 위의 글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초의 것들 - 잘난 척 인문학,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온갖 주제들이 튀어나오곤 한다.

"야.. 커피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처음 마셨을 때는 쓰기만 했을 텐데 누가 처음 마셨고 왜 계속 마셨을까?"

"고층 빌딩도 좋지만 이러다가 조만간 대기권 밖으로까지 올라가겠네. 아마 최초의 고층 빌딩은 미국에서 지었겠지? "

"담배 처음 만들어 핀 사람 진짜 만나서 걷어차주고 싶다. 뭐가 좋다고 쓸데없는 거에 손을 대서 아직도 이 난리냐"

"이제 동물원은 점점 없어지는 추세라던데 정말 다행이야. 어릴 때는 몰랐는데 동물들 너무 불쌍해."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다 보니 모든 것이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 같다.

휴대폰을 들고 손가락 몇 번 움직여서 감자, 고구마, 설탕, 소금 등을 대량으로 살 수 있고 한겨울에도 어디서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다. 침대에 누워서 편하게 영화를 보고 그 영화는 빔프로젝터나 벽에 걸린 큰 티비, 태블릿, 휴대폰 등등 다양한 형태로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세탁기와 더불어 건조기까지 필수 가전이 되어가고 있다. 동물원으로 가서 사파리 열차를 타면 기린을 만져볼 수도 있다. 멕시코산 바나나와 캘리포니아산 자몽이 대한민국 마트에 넘쳐난다. 이 모든 것이 어디서 생겨나서 어떻게 우리에게 오게 되었는지 몰라도 상관은 없다. 잠시 궁금증을 가질 수는 있지만 금세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감자칩의 유래보다 감자칩이 맛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아니다. 몰라도 살아갈 수 있지만. 우리가 입고 먹고 자는 모든 것들이 아무리 다양해지고 아무리 최첨단이 되어도, 그래서 원형이 거의 사라지게 되어도 그것들의 시작. '최초'는 늘 궁금하고 흥미롭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좋다.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할 이유다.



이 책의 장점들

1.의, 식, 주 - 3부로 나누어 현대인에게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들의 최초를 다룬다.

총 132개의 내용 모두 우리가 궁금해할 만한 것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이 없다.

'의' - 웨딩드레스, 결혼반지, 파자마, 블루진, 와이셔츠, 수영복, 넥타이, 가발, 구두, 지퍼, 화장 등등

'식' - 오렌지, 파인애플, 참깨, 옥수수, 감자, 고구마, 샌드위치, 햄, 라면, 초콜릿 사탕, 술, 커피, 코카콜라 등등

'주' - 교회와 성당, 시장, 시멘트와 콘크리트, 아파트, 호텔, 백화점, 동물원, 카페, 펍, 도서관, 에어컨, 침대 등등




2. 각 이름에 대한 어원을 알려주어 그것들이 탄생하거나 발견된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ex) ... 그리스 신화에서 샌들은 인간을 저승과 불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Heel(굽, 뒤꿈치)와 Hell(저승, 지옥)은 어원이 같다. 그리스의 가죽 샌들인 '크레피스(krepis)'는 페르시아의 '페딜라(Pedila)'를 개량한 것이다.

>>> page 117 구두 발달의 일등공신은 예쁜 발 경연대회 중에서

ex) 세계에서 가장 큰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는 배스킨라빈스다. 1945년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서 어바인 로빈스(Irvine Robbins)와 그의 매부 버튼 배스킨 (Button Baskin)이 창업했으며, 상표는 이들의 성(姓)을 따온 것이다.

>>> page 286 미국으로 건너온 아이스크림의 진화 중에서

ex) 커피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검은 음료'라는 뜻의 카와(qahwah)가 오스만제국의 카베(kahve), 네덜란드의 코피(koffe)를 거쳐 1582년에 영어의 커피(coffee)가 되었다. 독일어로는 카페(kafee), 프랑스어로는 캬페(café), 한자로는 가배(珈琲)라고 한다.

>>> pgae 334 커피는 종교의식의 필수품 중에서

ex) 호텔의 기원은 '나그네'나 '손님'을 뜻하는 라틴어 hospes(호스페스)에서 비롯된 Hostale(호스탈레)로 원래는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를 뜻했다. 이후 '병자를 치료하고 고아나 노인들을 쉬게 하는 병원'이라는 뜻의 Hospital로 변했고, 18세기 이후 상인과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는 영국에서부터 지금과 같은 뜻의 Hotal로 발전했다.

>>> page 436 현대인의 문화궁전, 호텔 중에서

3.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성경, 신화, 전쟁, 과학, 배경 사건 등 여러 각도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ex) 18세기 런던에서는 법정 변호사의 매우 값비싼 가발이 자주 도둑맞았다. 가발 도둑은 바구니에 작은 소년을 담아서 어깨에 짊어지고 사람들이 많은 길에서 가발을 훔쳤다.

>>> page 104 기독교도의 금지 1호였던 가발 중에서

ex) 1996년 맥도널드 햄버거가 인도에도 진출했을 때, 그들은 소고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마하라야 맥(Maharaja Mac)'이라는 양고기나 닭고기, 물소고기 등으로 대신했다. 특이한 것은 같은 소이면서도 물소는 죽음의 신 야마(夜摩; 염라대왕)이 타고 다니는 동물로 여겼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page 249 힌두교는 왜 소를 신성시하는가 중에서

4. 각 이야기마다 우리나라 상황을 함께 설명하여 좀 더 친숙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ex) ...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서양식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성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英親王)과 결혼식을 올린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梨本宮 方子) 공주, 즉 이방자(李方子)다. 이후 1965년 당시 최고 톱스타였던 신성일과 엄앵란의 결혼식에서 엄앵란이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만든 서양식 웨딩드레스를 입으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 page 21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장례식의 검은 옷 중에서

ex) 우리나라에 백화점이 처음 등장한 때는 일본의 미쓰코시(三越) 백화점이 서울 명동에 지점을 개설한 1906년이었다.(1930년 이전한 곳이 지금의 신세계백화점이다.)

>>> page 445 도시인의 욕망을 표현한 백화점 중에서

5. 해당 이야기마다 그림이나 사진이 들어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저자의 사진도 깜짝 등장한다. ㅎㅎ

저자가 아무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어도 많은 내용을 글로만 읽어야 했다면 다소 지루했을 것이다.

리바이스 광고, 넥타이 종류, 최초의 세탁기, 고흐의 [감자를 먹는 사람들], 1925년의 우리나라 동대문 시장, 런던 만국박람회 등등 저자의 설명에 따른 다양한 삽화가 들어있다. 특히 지도나 지금은 생소하기만 한 초기 제품의 사진이 없었다면 나의 상상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보다 책이 꽤 두껍다. 그만큼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각 이야기가 길지 않고 읽기 편하고 책장도 잘 넘어간다.

최초의 것들을 읽고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 이집트 그리고 그리스·로마가 유럽에 끼친 영향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지만 그 외에도 아메리카, 남미, 중국, 인도 등의 고대 문명이 우리 모두에게 끼친 영향력은 정말로 대단하다. 아직도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그 당시의 종교를 믿는다. 인디언의 팝콘을 먹고 있으며 고대인들이 발견한 벼, 밀, 감자 등으로 끼니를 때운다. 그들이 했던 방식으로 술을 만든다. 모든 방식이 대량으로, 편하게 변화했고 삶이 조금 더 복잡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알아내고 이루어낸 작은 변화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가 되었다. 몇 천년 전인데 말이다. 신기할 따름이다.

- 오래전에 레바논을 갔었는데 그때 '아락'이라는 술을 사 왔었다. 아랍인들은 이슬람교 교리에 따라서 술을 마시지 않는데 '아락'은 전통주로 아직도 드문드문 판매하는 곳이 있는 듯했다. 아주 오래된 작은 상점에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아락' 한 병을 사 왔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친구들을 모아놓고 자랑하며 술을 개봉했다. 향이 아주 진했다. 소주잔으로 한 잔씩 나누었지만 대체로 샴푸나 비누를 마시는 느낌이라면서 다들 기겁을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가끔 그 얘기를 하며 웃는다. 한데 이 책에서 '아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나 반가웠다.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였다. 역시 돌고도는 문명.

이듬해인 1274년 일본 정벌을 위해 안동에 식량기지를 설치했을 때 들여온 술이 바로 아라크인데,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소주(燒酒)를 '아락'으로 부르기도 했다.

>>> page 319 술이 금기인 아랍에서 탄생한 증류주 중에서

- 미국이 왜 지금의 강대국이 됐는지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많은 것들의 시작은 유럽이었을지라도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원형의 대부분이 주로 미국에서 다듬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럽보다 늦게 시작된 오페라나 호텔, 카페, 패션 등과 같은 문화와 예술도 결코 미국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껌,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전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 문화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의지, 그리고 격렬한 경쟁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물론 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에게서 빼앗아 간 것들로부터 그들이 뿌리내리게 된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말이다.

-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불쾌했던 부분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해를 끼친 것을 말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겠지만 참으로 다각도로 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유럽과의 교역을 방해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도공을 일본으로 끌고 가서 기술을 훔쳐 가지 않나, 서양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된 최초의 것들의 많은 부분이 일제 치하에서 이루어져서 아직까지도 일제강점기가 한국에 도움이 되었다는 헛소리를 지껄이게끔 만들지를 않나. 책을 읽는 내내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진, 눈부시게 발전한 문명을 현명하게 받아들이고 우리도 스스로 발전했어야 했는데...' 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만을 보는 사이에 인류가 얼마나 많은 발전을 하고 있었는지를 다시금 보게 된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이루어낸 모든 것들이 자랑스럽지만 역시나 과거를 돌아보니 안타깝다.

- '최초'를 말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윌리스 캐리어 (Willis Haviland Carrier). 에어컨의 창시자! 환경오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오면 윌리스 캐리어님은 또다시 인류의 구원자가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 이 책을 다 읽었지만 잘난 척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재미있게 읽었을 뿐 다 외울 자신이 없다. 나 혼자 뿌듯해할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이 책의 내용처럼 잘 설명할 수는 없을 테니 잘난 척은 물 건너 갔다. 대신 이러한 책을 읽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책을 추천해 주어야겠다.

** 오타나 편집의 오류가 없어서 보기 좋다. 군더더기가 없다.

** 책 표지가 고급스럽다. 하얀색 바탕이지만 좋은 재질이라서 쉽게 오염되지 않는다.

** 책이 두꺼워서 그런지 중간에 크랙이 생겼다. 책을 깨끗하게 보고자 하는 나로서는 속상할 따름 T^T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커스 그래머 게이트웨이 베이직 : 초보를 위한 기초 영문법 (Grammar Gateway Basic Light Version) - 기초영어 문법 한달 완성, 영문법·영어회화·영작동시학습 그래머 게이트웨이 시리즈
David Cho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보를 위한 영어공부만 수십 년 하고 있는데 아직도 내가 왕초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언어를 잘 하기 위한 비결은 꾸준함뿐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건 매년 1월에 하는 다짐에만 포함될 뿐 금세 손을 놓아버린다.

왕초보를 위한 영어책이 늘 넘쳐난다. 유명하다는 인강, 유명하다는 교재가 책장 한가득인데 끝까지 본 기억이 없다.

버릴 수도 없고 공부하지도 않는 책들.

 

그래도 늘 시도한다. 공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를 꾸준히 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초보 교재로 다시 시작.

영어회화 초보를 위한 영문법 - 해커스 그래머 게이트웨이 베이직 스페셜 에디션!!

 

  

 


책이 꽤 큰데 예상했던 것보다 두껍지 않다.

초보들에게 두꺼운 영어책은 펼치기도 전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데 접근하기 쉽도록 가볍게 구성된 점이 마음에 든다.

  

 


 

 책에서도 소개하듯이 이 책의 특징은,

 

 

1. 쉽다. 왕초보를 위한 교재라서 be동사 (am/is/are) 부터 시작되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에 좋다.

예문도 실용적이고 단순하다. 한국어도 영어도 어렵게 쓰이지 않아서 보기 편하다.

 

 

ex) He should go home. 집에 가는 것에 좋겠다. >>> page 46

      It is Monday. 월요일이다. >>> page 72

     There are no rooms. 방이 없다. >>> page 78

 

 

2. 재미있다. 신문에 연재되는 카툰처럼 짧은 대화체의 삽화가 이해를 돕고 외국 교재의 느낌이 난다.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예문이 많다.

 

 

ex) I like pizza. I like it too. 나도 역시 좋아해.

      I don't like onions. I don't like them either. 나도 역시 좋아하지 않아.

      >>> page 130

 

 

3. 가벼운 구성이다. 120개의 UNIT으로 구성된 강의와 CHECK-UP TEST가 14개가 있다.

영어 교재이니 만큼 120개의 UNIT 은 굉장히 가벼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각 UNIT은 1페이지 분량으로 [삽화로 공부할 문법을 소개 + 문법 설명 + 예문 + 공부한 내용을 확인해보는 연습문제]로 구성되어 있고 초보를 위한 책답게 문법 설명이 단순하다.

보통 문법책들은 아무리 초보를 위해 쓰였다고 해도 문법 용어들부터 어렵게 설명해서 그걸 공부하다 시간이 다 가거나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나와 같은 작심삼일파에게는 늘 버거운데 이 책은 간결해서 좋다. 1페이지 분량이라니!


 


 

4. 말하기와 쓰기를 동시에 배울 수 있다.

문법 설명도 실생활에 유용한 문장으로 쓰여 있지만 연습 문제들도 영어 회화를 실생활에서 사용할만한 문장들이다.

I'm fine. Thank you. and you? 와 I am a girl. 에서 을 벗어날 기회이다.

 

 

ex) A. 옆집에 Tony와 Sue 부부가 이사 왔습니다. Do you know를 사용하여 궁금한 점들을 질문하세요.

      1. When can I meet them? -> 1. Do you know when I can meet them?

       >>> page 56

 

 

 

초보를 위한 영문법이다. 왕초보들을 위한 교재이다.

그래서 UNIT 1에 He is a student. 가 나왔을 때는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반복이 중요하다. 쉬지 않고 반복하는 것.

나는 이미 is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알고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늘 문제다.

그러니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교재다.

 

 

예전에 어느 방송에서 PD 분이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영어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본인이 카투사 출신이고 영어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등병 시절에 영어로 굴욕을 당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어느 미군 상병이 저 멀리서 그에게 "에잇?" 이라고 물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더라. excuse me? 라고 했는데 또 에잇? 이라고 물어왔고 I beg your pardon? 라고 말했지만 아무리 들어도 뭘 물어보는지 알 수가 없어서 서로 민망하게 된 상황에서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했는데 옆에 있던 한국인 상병이 "바보야! 너 밥 먹었냐고!" 해서 그제서야 이해했다고.

"Did you eat lunch?" 만 계속 생각하고 있어서 "ate?" 이라고 묻는 것을 듣고 바로 이해할 수 없었다는 이 이야기는 많은 왕초보들이 여전히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하는 이유이다. 문법은 만점이지만 회화는 도저히 자신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ate 을 안다면 그것을 사용해서 쓰고 말할 수 있어야 할 텐데 eat현재-ate과거-eaten과거분사 로만 달달 외우고 있다.

가정법, 현재완료, 수동태, 능동태, 부정문, 주격, 소유격 이런 문법에 갇혀 있는 꼴이다.

 

 

초보임에도 이 책이 너무 쉬워서 시시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책에 있는 모든 문장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쉽고 단순하게 다시 처음부터. 여전히 초보 영문법이지만 이것부터.

 

  

  

 

※ 위의 글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죄와 벌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선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종민 옮김 / 뿌쉬낀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쁘다. 매년 올해는 꼭 읽어야지 했던 책 중 하나인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드디어 읽었다!!





[죄와 벌]이 명작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러시아문학이 인기가 많다더니만 그래서 그런지 많은 판본이 존재하는데 주로 상,하 또는 1,2권으로 구성된 것을 보아서 책을 읽기도 전에 두껍고 어려운 책일까 봐 걱정했었다. 꽤 긴 소설이라고 알고 있었으니 도서관 같은 곳에서 시간을 들여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부담감 말이다.

한데 기대에 부풀어 받아 본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선 - 죄와 벌] 이 책은 흔히 볼 수 있는 아담한 소설책 사이즈로 1권이라 친구를 기다리며 커피 한잔하면서 몇 장 읽고 간식 먹으며 몇 장 읽고 잠들기 전에 몇 장 읽었더니 어느새 끝나 있었다.


다른 판본을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책 소개에서 보았던 '분량 면에서는 가볍지만 원작에 충실하도록 엮은 이 책' 이라는 말은 틀림없을 듯하다.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은 후 원작에 기대어 오랫동안 그 내용을 곱씹어 봐야 할 책이다.






언젠가 책 소개 팟캐스트에서 [죄와 벌]을 다룬 적이 있다. 줄거리를 소개해 주는데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돼서 두 번이나 다시 들었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고 방송 특성상 너무 간략하게 전달하다 보니 생긴 일인 줄 알았는데 책을 읽고 나니 등장인물의 어려운 이름과 더불어 줄거리를 짜기가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가 스스로 ‘범죄에 대한 심리학적 보고서’라고 했다던데.


사건의 발생으로만 보면 아주 단순하다.

주인공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니코프' 가 전당포 노파와 그녀의 이복 여동생을 죽인다. 계획한 살인이었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을 감당할 수 없었던 주인공은 극심한 심적 고통을 느끼게 되어 결국 자수하고 시베리아에서 복역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다 사건이 발생된 것인지, 그 사건으로 인해 무엇이 변했는지를 보면 아주 복잡하다.

그의 어머니, 그의 여동생과 그녀의 두 남자, 그의 대학 친구와 주변인들, 그가 우연히 만나게 된 퇴역관리와 그의 가족, 예심판사, 경찰들이 등장하고 그가 그 끔찍한 살인을 결코 떨쳐버리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극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라스콜니코프'는 돈이 없어서 하숙비가 밀리고 여동생이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당포 노파를 죽이고 돈을 빼앗고자 마음을 먹었지만 치밀하고 거창한 계획을 세웠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이 정말로 그것을 실행할 수 있을지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이 정말 그 자신이 맞는지 계속 혼란스러워한다. 특히 노파의 이복 여동생을 죽인 것은 계획에 있지도 않은 일이었다. 노파의 시체와 함께 있는 그를 보았기 때문에 당황한 나머지 우발적으로 그녀까지 죽이게 된 것이다. 그가 전당포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기껏 훔쳐 온 물건들도 대단한 것이 아닌데 심지어 그 물건들을 처분해서 마음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땅에 묻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살인 그 이상의 큰 사건이 된다.


'라스콜니코프' 에게는 다른 선택지도 있었다. 그의 대학 친구인 라주미힌에게 부탁해서 과외나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야 라주미힌을 찾아갔고, 그의 여동생이 돈 때문에 결혼할 것임을 어머니의 편지로 알려왔을 뿐 결혼식이 끝난 것도 아니라서 눈물을 흘리며 절망하고 분노하는 대신 그의 여동생을 설득해볼 수도 있었다. 이 가난한 대학생에게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살인까지는 하지 않았어도 되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서야 소설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도 않아 기어코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내리친 그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전당포를 방문한 이후 싸구려 술집에 들어가 어느 대학생과 젊은 장교의 대화를 들었을 때,

'라스콜니코프'는 그 노파를 죽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자신의 물음이기도 했을 테니까.


"얘기 좀 들어봐. 쓸모없고, 하찮고, 모든 사람들한테 해만 끼치는 병든 노파가 있어. 그 노파는 얼마 있으면 곧 저세상으로 갈 사람이라고, 내 말 알아들었어? 반면에 세상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해 좌절하는 젊은이들은 수도 없이 많아. 노파의 돈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파멸에서 해방될 수 있고, 타락한 생활과 성병 치료소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고. 그렇게 세상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전제하에 노파를 죽이고 돈을 훔친다면 넌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하나의 작은 범죄가 나중에 수천 개의 선한 일로 보상받을 수는 없는 걸까?"

>>> page 40 끔찍한 살인 중에서


'라스콜니코프'는 대담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위인과 평범한 사람은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는 생각.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하는 것. 위대한 것을 위해 보잘것없는 것을 버려도 된다는 것. 그 무언가 더 나은 것을 위해 그 무언가 더 모자란 것을 짓밟아도 된다는 것. 가난한 대학생으로서 남은 거라곤 자존심 뿐인 그의 절망과 분노가 물욕밖에 없는 노파를 향해도 된다는 것. 물욕이란 천박하다. 그가 그의 여동생의 결혼을 반대했던 가장 큰 이유도 그것이다. 돈이 아무리 절실해도 추한 돈은 필요치 않다.


"난 지금 자수하러 가는 거야. 하지만 내가 무엇 때문에 자수를 하는 건지는 모르겠어."

두냐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고난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죄의 절반을 씻는 건 아닐까?" 그녀는 그를 안고 입을 맞췄다.

"죄라고? 무슨 죄 말이야?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해로운 이같은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죽인 죄 말이야? 과연 그게 범죄일까? 난 단지 비열함과 무능함 때문에 자수하는 거야. 포르피리가 말한 것처럼 자수가 감형에 유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

>>> page 288 가족과의 작별 중에서


그런 그에게 보잘것없는 가족을 위해 몸을 팔며 자신을 희생하는 '소냐'가 나타나 그가 가진 사상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녀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고 기꺼이 희생했으며 자신이 죄인이라며 신에게 용서와 자비를 구했다.

그는 '소냐'와 자신의 처지가 똑같다고 여겼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버린 '소냐'와 가족과 더 나은 세상을 노파를 죽인 '자신'의 처지가 똑같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이 노파를 죽였다는 그 사실에 회죄하지 않았다. 계획에도 없던 '노파의 이복 여동생'을 죽인 일에 대해서도 변명할 수 없었다. 그녀야말로 '소냐'와 같은 사람일 텐데 말이다. '소냐'는 죽은 그녀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었다. '라스콜니코프'에게 '소냐'는 같은 처지가 아니라 자신의 죄를 대신 용서해 줄 그 누군가로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딘가에서 읽은 [죄와 벌]의 해석처럼 성서적, 신앙적 측면으로 '라스콜니코프'가 구원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시각에서의 '소냐'를 통해 새로운 삶으로 부활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또한 이 책의 역자 해설에 있는 것처럼 성적인 해석에도 동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전당포 노파를 죽이려고 마음을 먹은 뒤 살인, 자수하여 시베리아까지 가는 동안의 모든 이야기에서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 쉽게 죄를 짓고 또 그만큼 쉽게 구원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형량을 채웠다고 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 누군가의 사랑으로 끔찍한 사실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할 수도 없다. 우리 개개인이 '라스콜니코프' 일 수 있다. '소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안에도 '라스콜니코프' 가 가졌던 물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의 대답은 무엇일까. '라스콜니코프'가 쓸모없는 노파를 죽이고 재물을 훔쳤지만 더 나은 세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이 변했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노파의 이복 여동생은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소냐'와의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해서 그 사건을 모두 정화시킬 수도 없다. 그렇다면 다시, 나의 대답은 무엇이어야 할까.


이제 죄와 벌 상,하 또는 1,2권을 읽어낼 수 있겠다. 준비가 됐다.

다시 읽어도 처음처럼 재미있을 것이다. 대단한 소설이다.


** 책 표지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든다.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춘추전국지 1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검색해보면 [BC 8세기에서 BC 3세기에 이르는 중국 고대의 변혁 시대]라고 한다.

기원전 8세기로 다시 검색해보니 유럽은 고대 그리스 시대로 기원전 753년 고대 로마가 세워졌고, 우리나라는 고조선이다. 여전히 청동기 시대이다. 까마득히 먼 과거로부터 시작된 고대 중국의 이야기.


기원전 8세기-3세기 우리 고조선 역사에 대해 나에게 남은 기억은 없는데 반해 남의 나라인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대해서는 지식의 파편들이 희미하게나마 존재한다. 고등학교 시절 꾸벅꾸벅 졸던 세계사 & 윤리 시간이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존재감이 대단한 시대이다. 그 당시 생겨난 수 많은 고사성어, 제가백가諸子百家 - 유가의 공자, 법가의 한비자, 도가의 노자, 장자 등의 사상들, 혼란스러운 시기에 기어코 살아남은 그들의 처세술, 정치와 이익을 위해 시작된 모든 전쟁의 이야기.


춘추전국시대다.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 550년을 담은 총 3권 중 1권이다.


책을 읽기 전에, 춘추 시대의 지도를 보고서 책을 읽으면 이해가 쉽다.

지리상의 이유로 때로는 동맹을 맺고 때로는 전쟁을 시작하며 패권을 다투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의 서북쪽, 황하 이남 처럼 각국의 위치를 글로만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난 아쉽게도 지도부터 찾아볼 생각을 못 했다.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려고 추가 정보를 찾다 보니 지도를 보게 되었고 그제서야 책에서 읽었던 각국의 이해관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어휴.

책에 간략하게나마 당시 국가들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도가 첨부되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참고) 춘추시대 지도 보기 :

https://dbscthumb-phinf.pstatic.net/2765_000_356/20190829111355424_S78TY19KN.gif/148687_0.gif?type=ori_1&wm=N


춘추전국지는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담아낸 역사 소설이다.


바로 본 소설은 그 오랜 세월에 펼쳐진 잔혹한 전쟁의 역사와 많은 사상가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록한 서사시로 역사 책을 읽는 것과는 달리 더욱 새롭게 사실적인 감명을 주고 있어서 늦게나마 나오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 감수의 말 중에서


소설이긴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중국 역사 이야기를 풀어썼기 때문에 초반부터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나에게 역사 소설은 익숙하지 않은 장르인 탓도 있지만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역사 설명서에 가깝고 역사 책이라고 보기에는 이야기 중심으로 전개되어서 각국의 시간상 흐름을 잘 기억해두며 읽어야 한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생소한데다가 때로는 이름, 때로는 직위, 때로는 자字로 불려서 헷갈리기 십상이다. 지역명만을 읽어서는 그곳이 쉽사리 상상되지 않고 중국 역사답게 사자성어도 많이 나온다.

각각의 제후국으로 약육강식의 시대라고는 해도 제후국 사이에서 왕래는 자유로워 권력에 의해 생사를 오가는 많은 사람이 여기저기로 망명을 떠났다가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대충 읽는다면 '어?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라거나 '이 사람은 애당초 어느 나라 사람이었던가?' 하고 다시 앞으로 책장을 넘겨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글자 크기도 적당하고 사자성어는 대부분 설명되어 있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소설을 읽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읽어내려가면 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당시 이름을 날렸던 사람들의 활약상에 집중하면 된다. 모든 등장인물을 기억할 필요도 모든 지명의 위치를 알 필요도 없이 그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를 이해하면 된다.





1권은 춘추 시대의 시작부터 정(鄭)나라 -> 제(齊)나라를 중심으로 여러 제후국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1장 경국지색(傾國之色)

- 춘추전국지인데 뜬금없이 왜 경국지색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나 싶었는데 기원전 770년 갑자기 붕괴된 서주왕국으로 인해 낙양(낙읍)에 동주왕국이 새로이 세워졌고 그로부터 시작된 춘추시대의 이야기하기 위함이었다.

서주의 제12대 천자인 '유왕' 의 왕비 '포사'는 뛰어난 절세미인이었다. 그녀의 미모와 매력에 홀린 유왕은 단지 그녀를 웃게 하기 위해 스스로 나라를 무너뜨렸다. 경국지색이다.


제2장 황천에서 만나리라

- 낙양 동쪽의 정나라. 정무공의 태자 오생이 즉위하여 정나라 장공(鄭莊公)이 되었다. 그의 옆에는 그의 스승이자 책사인 제족이 있었다. 천하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았던 뛰어난 책사 제족과 그의 도움으로 권력을 손에 쥐게 된 정장공.


제3장 곡식에 비단을 덮다

- 주나라 조정에 무례함을 빌미로 정나라를 치러 온 5개국(위·송·노·진·채) 연합군을 물리친 제족의 지략.


제4장 난세지치(亂世之治)

- 정장공과 제족이 송나라 토벌을 위해 거병을 하다.


"...정치 세계에서는 선인이든 악인이든 별로 문제가 안 됩니다. 다만 난세에는 힘과 지모(智謨)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만은 명심해 주십시오."

>>> page 66 중에서


제5장 왕명으로 왕을 치다

- 송나라의 정변. 사마 공보가의 아내 위씨로 인한 태재 화독과 사마 공보가의 싸움이

정나라에 망명 중이던 송나라 공자 풍을 송장공으로 즉위시킴.

정나라에 대한 주나라 환왕의 어가친정(임금이 직접 정벌함)은 제족의 지략으로 실패.


제6장 오는 봄을 어찌하랴

- 제나라에 침입한 북융을 토벌하기 위해 지원군을 보낸 정나라. 지원군 대장 태자 홀과 군사 제족.

제이공의 둘째 딸 문강. 그녀의 이복 오빠 제아와 노나라의 노환공의 운명.


제7장 거문의 서까래를 노문에 끼운다

- 정장공의 죽음 그 후 시군찬위 (임금을 죽이고 자리를 빼앗음)의 나날들. 제족의 죽음.


천하는 역시 좋은 동료(임금)과 짝이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장공이 떠난 후의 정치 정세는 내외를 막론하고 눈뜨고 볼 수 없는 것뿐이다.

>>> page 124 중에서


제8장 은어지계(隱語之計)

- 제나라의 제양공, 노나라의 노환공과 그의 부인 문강, 위나라의 선부인 선강의 퇴폐가 등장시킨 제환공과 관중.


제9장 관포지교(管鮑之交)

- 철기 시대. 제나라의 관중과 포숙의 등장. 그들의 원대한 계획.


우선 장사를 하여 재산을 모으고 그 재산으로 인재를 모아 세상의 인심을 모으고, 나아가서 현인을 찾아 지혜를 빌리고 동시에 평판을 높여 벼슬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어 권력에 이르는 길을 개척한다는 계산이었다.

>>> page 150 중에서 



제10장 삶보다 무거운 죽음도, 세상보다 무거운 삶도 있다

- 제나라 공자 규와 공자 소백의 운명이 관중과 포숙의 손에 달렸다. 그 둘의 지략으로 공자 소백이 제환공으로 즉위한다.


제11장 알아주는 이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다

- 제환공의 총애를 받는 포숙의 천거로 관중이 제나라 재상이 되다.


제12장 공평무사(公平無私)

- 제환공과 관중이 제나라 각료의 인사(人事)를 발표하며 천하의 패권을 쥐기 위한 첫 발을 뗀다.

관중의 부국강병책 : 법치주의, 사회의 재편과 정책 개혁, 세제개혁


제13장 신종여시(愼終如始)

- 제나라와 노나라의 전쟁에서 제나라가 두 번 패함.

제나라와 연합한 송나라의 장군 남궁장만.


제14장 존왕양이(尊王換夷)

- 제환공 5년에 부국강병을 이루고 7년에 이르러 견읍에서 제후국들과의 회맹이 이루어지다.


이 견읍의 회맹에서 제환공이 맹주(盟主)로 추대되었다. 그리고 패왕으로 존칭 되었다. 패왕이란 이 회맹에서 정해진 맹주의 호(號)이다. 이리하여 제환공은 명실 공히 천하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 page 237 중에서


제15장 군계일학(群鷄一鶴)

- 남쪽의 초나라 초문왕과 식나라의 멸망.

위나라 토벌로 시작된 제나라의 군사연습. 그리고 위나라 공자 개방.


제16장 발본색원(拔本塞源)

- 제환공의 '삼귀(三貴)' : 환공이 아끼는 3인으로 후궁을 관할하기 위해 자진해서 거세를 택한 수조, 자신의 자식으로 통구이를 만들어 식사로 내어놓은 역아, 제나라의 신하가 된 위나라 공자 개방.

견융이 침입한 연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관중과 포숙이 원정을 떠나다.


제17장 천자는 중원에서 사슴을 쫓고, 패왕은 변경에서 사슴을 쫓는다

- 오랑캐를 쫓아 비이계에 다리를 놓다.


제18장 노마지지(老馬之智)

- 사막인 한해로 들어선 관중과 원정군.


제19장 삼귀지가(三歸之家)

- 견융정토군(犬戎征討軍)의 완벽한 승리 그 후.


제20장 흐르는 물에게 책임을 물어라

- 지금이 바로 패왕의 황금시대.


제21장 순망치한(脣亡齒寒)

- 진(晋)나라 진헌공과 진(秦)나라 진목공.


제22장 병입고황(病入膏?)

- 제환공 41년. 관중과 포숙의 죽음. 그리고 제환공의 말로.


제23장 송양지인(宋襄之仁)

- 흩어진 패왕의 꿈. 송양공과 진(晋)혜공의 몰락.



제23장으로 춘추전국지 1권이 끝이 났다.

춘추 시대가 시작되고 제후국들의 경쟁에서 정장공과 제족이 두각을 나타내며 난세를 헤쳐나갔다면 관중은 포숙과 함께 제환공을 패왕으로 만들어 자신의 꿈을 이루어냈다. 그 사이에서 많은 이들이 죽고 또 많은 국가들이 사라졌다. 누군가는 용맹함으로, 누군가는 뛰어난 미모로, 누군가는 세상의 이치를 보는 눈으로 난세를 헤쳐나갔다. 이름 없는 많은 병사들이 죽었고 이름 없는 많은 백성들이 쫓겨 다녔다. 평화를 위해 전쟁을 벌이는 시대라니.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춘추전국시대보다 평화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철기 시대에서 AI의 시대까지 왔음에도 춘추전국시대 못지않은 난세로 보이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에게 주어진 운명 그리고 사람이다. 세월이 이렇게나 지났지만 함께 이 난세를 헤쳐나갈 사람이 우리 모두에게, 우리 각자에게 필요하다.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가 여전히 통하는 이유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보다 리뷰를 쓰려고 다시 한번 훑어보며 내용 정리가 수월해졌고 개인적으로 고대 중국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어서 2권도 기대된다.

하지만 누군가가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접한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설사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인내심과 조금의 상상력을 더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길 추천한다. 분명히 어느 부분쯤 읽다가 아하...! 하며 책장이 빨리 넘어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각주와 지도 첨부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 그 당시 누군가의 삶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포숙'이 되어보고 싶다.




※ 위의 글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해당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