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토끼야 - 개정판
이태수 그림, 이상권 글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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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슬프면서도 가슴 따뜻해 지는 책입니다. 토끼털 귀마개를 갖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운 시우의 안타까운 마음, 막상 토끼를 잡은 뒤의 죄책감 등 주인공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이야기 속에 흠뻑 빠지게 하는군요.

감동적인 이야기의 훌륭한 책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느껴집니다. 잘 그린 그림이지만 좀 단조롭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그림책으로서의 볼거리가 좀 약하다고나 할까요. 아름다운 그림이긴 한데 좀 심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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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와 황소 민들레 그림책 7
이억배 그림, 현동염 글 / 길벗어린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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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사실적이면서도 등장 인물의 표정이 살아있네요. 소 엉덩이에 붙은 소똥 자국을 보면서 '맞아, 내가 어릴 때 봤던 소들의 모습이 그랬었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 곁에 가면 나던 그 소똥 냄새가 풍겨올 것만 같습니다. 그림책이 매력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이런 훌륭한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어른이 읽어도 생소한 그런 문장들이 많은 점입니다. 1949년에 발표되었던 글이라고 씌어있더군요. 제 짐작으론 옛날의 어린이 문학 작품을 그대로 다시 선보이겠다는 기획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지금 시대의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쳐 썼더라면 더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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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졌어요
이정희 글 그림 / 문학동네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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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여러번 이 책을 보았지만 표지만 보고 별로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글을 읽고 관심을 갖게 되어서 이 책을 읽었다.

역시 좋은 책이었다. 내가 마음에 드는 건 책을 읽는 내내 글도 그림도 참 친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런게 외국의 번역 책이 아니라 우리 책 읽는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소재가 아이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을 겪을 수 있는 것이어서 많은 엄마들과 아이들의 동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동감을 느껴서라기 보다는 사건을 겪고 이야기하는 어린이의 시각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제목도 '엄마를 잃어버렸어요'가 아니라 '엄마가 사라졌어요'인 것처럼 어른과 다르게 느끼는 아이들의 마음이 참 재미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자면... 엄마가 이웃집에서 아이들을 찾고서 이웃집 아주머니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읽으면서 나는 이 작가가 직접 겪은 일을 이야기로 썼음을 알아차렸다. 그림도 글도 그 부분에서 가장 현실감있게 느껴졌다. 픽션이 아닌 다큐멘터리의 진솔한 느낌을 그대로 전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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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장갑
잰 브렛 글 그림, 김라현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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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소개글처럼 많이 알려진 우크라이나의 옛이야기책입니다. 라쵸프의 '장갑'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지요.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의 목록 중의 하나였습니다.

아들과 도서관에 갔을 때 라쵸프의 '장갑'을 읽으려고 꺼내 왔는데 아들 녀석이 '엄마, '털장갑'이 더 재밌어.' 그러더군요. 그래서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장갑'에서도 여러 동물들이 장갑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표현하고 있잖아요. 잰 브렛의 '털장갑'에서는 더더욱 현실감이 느껴지게 그림을 그렸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털장갑'은 '장갑'과 비교했을 때 유머가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도 여러번 '크큭'거리며 웃었어요. 고슴도치털이 털장갑의 털실 사이로 뾰족뾰족 나온 것도 재미있고 마지막 장면의 늘어난 장갑을 들고 있는 할머니의 표정도 너무 재미있어요.

두 권을 비교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만약 아이를 위해 한 권만 구입할 계획이라면 '털장갑'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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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학교에 갔다 와 밥그릇을 들고

담 너머 저 쪽

들판을 바라보니

우리 마늘밭에 엄마 혼자

땀을 닦아 가면서

밭을 매고 있네.

 

구부정한 허리를 펴며

어휴우

한숨을 내쉬고

풀뿌리의 흙을 툴툴 털며

한 곳에 모아 가며

어정어정 앞으로 기어가네.

아고 언제 다 맬꼬

또 한숨을 쉬네.

 

엄마는 아직도

점심을 안 먹었구나.

얼른 밥을 갖고 뛰어갔다.

주르르 땀방울이 맺힌 엄마 얼굴

정순이 왔구나

웃으며 반기는 얼굴.

엄마는 밥을 꿀꺽꿀꺽

김치 먹고 시그럽다고

눈을 찡그린다.

 

엄마와 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또 밭을 맨다.

 

경남 경산 부림 초등학교 6학년 김정순,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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