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에 갔다 와 밥그릇을 들고
담 너머 저 쪽
들판을 바라보니
우리 마늘밭에 엄마 혼자
땀을 닦아 가면서
밭을 매고 있네.
구부정한 허리를 펴며
어휴우
한숨을 내쉬고
풀뿌리의 흙을 툴툴 털며
한 곳에 모아 가며
어정어정 앞으로 기어가네.
아고 언제 다 맬꼬
또 한숨을 쉬네.
엄마는 아직도
점심을 안 먹었구나.
얼른 밥을 갖고 뛰어갔다.
주르르 땀방울이 맺힌 엄마 얼굴
정순이 왔구나
웃으며 반기는 얼굴.
엄마는 밥을 꿀꺽꿀꺽
김치 먹고 시그럽다고
눈을 찡그린다.
엄마와 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또 밭을 맨다.
경남 경산 부림 초등학교 6학년 김정순,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