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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학교에 갔다 와 밥그릇을 들고

담 너머 저 쪽

들판을 바라보니

우리 마늘밭에 엄마 혼자

땀을 닦아 가면서

밭을 매고 있네.

 

구부정한 허리를 펴며

어휴우

한숨을 내쉬고

풀뿌리의 흙을 툴툴 털며

한 곳에 모아 가며

어정어정 앞으로 기어가네.

아고 언제 다 맬꼬

또 한숨을 쉬네.

 

엄마는 아직도

점심을 안 먹었구나.

얼른 밥을 갖고 뛰어갔다.

주르르 땀방울이 맺힌 엄마 얼굴

정순이 왔구나

웃으며 반기는 얼굴.

엄마는 밥을 꿀꺽꿀꺽

김치 먹고 시그럽다고

눈을 찡그린다.

 

엄마와 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또 밭을 맨다.

 

경남 경산 부림 초등학교 6학년 김정순,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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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동생

 

내 동생은 2학년

구구단을 못 외워서

내가 2학년 교실에 끌려갔다.

2학년 아이들이 보는데

내 동생 선생님이

"야, 니 동생

구구단 좀 외우게 해라."

나는 쥐구멍에 들어갈 듯

고래를 숙였다.

2학년 교실을 나와

동생에게

"야, 집에 가서 모르는 거 있으면 좀 물어 봐."

동생은 한숨을 푸우 쉬고

교실에 들어갔다.

집에 가니 밖에서

동생이 생글생글 웃으며

놀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밥 먹고 자길래

이불을 덮어 주었다.

나는 구구단이 밉다.

 

                      경북 경산 부림초등학교 6학년 주동민,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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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밥

 

식혀 준다고

입에 넣어,

반은 먹고

반만 주지.

 

먹고 싶은

아가 밥.

 

                          경남 통영 여차 초등학교 5학년 김민년,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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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의 눈물

 

우리 아기가 우는데

눈에 하아얀 꽃봉오리

아른거린다.

 

아기의 눈물 꽃봉오리

톡!

하아얀 볼에

주르륵 흘러내린다.

 

아기의 참새 같은 입에서

엄마아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기의 눈물꽃

뜨겁게

볼에 흐른다.

아기는 슬퍼서 우는데

우는 아기도 귀여워서

어머니는 웃는다.

 

                      경북 경산 중앙초등학교 4학년 정애숙,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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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발

 

우리 엄마는 발이 부르텄다.

꾸덕살이 떨어진다.

엄마는 논도 썰고

밭도 갈고

밭 매고

소죽도 끓인다.

일하러 갔다가 오면

그대로 누워 잔다.

발 씻어라 하면

싫다 한다.

나는 엄마의 발을 보면

눈물이 날라 한다.

 

                           경북 울진 온정초등학교 4학년 엄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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