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기적 유인원 -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니컬러스 머니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평점 :
이 책 <이기적 유인원>을 읽으면서 스티브 호킹의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이라는 책이 머리 속에서 계속 떠나지 않았다. 앞선 책은 10가지 여러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과학자 호킹의 과학적인 답변이 담긴 책이었는데 이 책도 그와 비슷하게 여러 종교적인 질문들 그리고 사유하는 인간으로 던질 수 있는 “왜”라는 물음에 대한 과학적인 대답을 담고 있었다. 읽으면서 저자가 과학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 마디로 종교보다(너무 일반화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마땅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과학이 제시하는 진리가 더 참되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한다면 종교적인 주장들에 대해 경시하거나 터부시 한다고나 할까? 종교적인 것들에 대해 미신적이고 전근대적인 생각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책은 우연찮게도,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과 마찬가지로 10장으로 되어 있다. 지구에서 생명체가 시작한 것부터 시작해 진화론적 관점에서의 인류의 출생 그리고 6장 지성 부분은 인간이 경험하고 사고하는 것들이 뇌의 전기적 자극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지극히 과학적인 주장을 지나 죽음과 문명과 지구 온난화를 지나 멸망이 필연적이라고 주장하는 우리의 미래까지 이야기는 전개되고 있었다.
책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과학의 입장에서 일방적이었다는 주장은 종교를 가지고 있는 내가 그 장을 읽어 나갈때 느꼈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과학이 우월하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려는게 아니라 그저 과학과 종교의 중간지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조금 최신의 과학적 주장들과 더불어 여러 인문학적인 인용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여러 “왜”라는 질문에 대한 지극히 통상적인 “과학적”인 대답을 하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그래서 과학이 주는 왜에 대한 답변은 무엇인지 무엇인가 명료한 마침표가 기억나지 않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