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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이 책 <속도에서 깊이로>의 책 표지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네이버”였다. 네이버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도 녹색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읽고자 했던 계획 없이 이렇게 표지만 보고 좀 충동적으로 보게 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책에 대한 지식도 없었고 특별한 기대도 없었다. 하지만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 없게 정말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책의 화두는 초연결 시대에 스크린에 빼앗겨 버린 현대인의 시선과 마음이다. 현대인들 중 다수가 네트워크에 종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태를 자각하지도 못한 채 디스커넥팅 되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 하는 일종의 분리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책은 초연결의 매개체를 스마트폰이나 TV 등이 아닌 “스크린”이라고 표현함으로써 현대인들의 시선과 마음을 빼앗는 매개체의 범위를 여러가지로 확장시키고 있었다. 현대는 TV나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나 거리의 전광판 등 거의 모든 것이 현대인의 시선과 마음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저자는 책의 제목대로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고 그 방향을 속도가 아닌 깊이로 돌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 방법으로 저자는 거리 두기 시간적 공백 두기를 제안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저자의 경험담으로부터 전개해 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끝낸 후 들었던 감정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한적한 곳으로 이사한 이야기, 그곳에서 혼자 배를 타고 나가려 하다가 스마트폰과 함께 물에 빠져 버림으로써 의도하지 않게 네트워크와 단절되었던 이야기와 이를 통해 깨닫고 느꼈던 이야기, 또 지금 디지털 시대와 비슷한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과거 7명의 철학자들 - 플라톤, 세네카, 구텐베르크, 셰익스피어, 플랭클린, 소로, 매클루언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시대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그들의 철학을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정리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뉴욕 횡단보도 앞에서였던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핸드폰 스크린을 보고 있는 모습을 봤다는 이야기를 읽었었는데 얼마 전 나도 내가 탄 엘리베이터 안의 다섯명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핸드폰 스크린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모두 어디엔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책을 보기 전이었다면 나도 스크린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보고 난 뒤에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본다거나 또는 노트북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있다. 책에서 문제제기하고 주장했던 봐 스크린과 거리두기 또 삶에서의 시간적 공백, 여유를 가져 보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부모님이나 친구들 등에게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속도에서 깊이로의 전환이다.
우연치 않게 보았지만 정말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이제 언제 어디에서든지 연결을 부르짖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더 의미 있는 삶, 생이 무엇인지를 돌이켜 보게 만들어준 책이다. 더 빨리 먼저라는 강박관념속에 연결된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작 내 옆에 있는 더 소중한 것들을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 바로 어제까지의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 바람 가족 친지 성장 여유 우리가 느끼고 봐야 할 것들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저자도 스마트폰과 함께 바다에 빠졌지만 바로 다시 스마트폰을 장만 했듯이 전적으로 스크린을 부인하고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일상 생활에서 거리 두기 시간적 공백 두기를 통해 속도에서 깊이로의 방향 전환이 매일의 삶 속에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