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서커스 -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유산의 증언
나카가와 요시타카 지음, 임해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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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빵과 서커스>를 보면서 A.D. 476년에 멸망한 (서)로마가 사람들에게 또 나에게 주는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매력이 무엇이길레 로마의 역사나 생활상이나 먹거리 등 다양한 주제로 풀어쓴 로마의 이야기에 나는 왜 아직까지도 이렇게나 관심을 갖고 찾아 보게 되는 것일까? 그들이 남긴 신화, 업적, 삶의 양식, 찬란한 유적들과 같은 이런 저런 요소들이 로마에 대한 매력을 증대 시키는 것 같지만 속시원한 대답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로마사를 다룬 소설부터 시작해 로마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접해 왔는데 이번 <빵과 서커스>라는 책은 로마가 남긴 토목과 건축의 관점에서 바라본 로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건설공학자였다. 건설공학자가 책의 부제처럼 로마가 남긴 토목과 건축으로 들여다 본 로마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뭐랄까, 기록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는 로마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더 사실에 가까운, 날것에 가까운 로마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존 사료를 가지고 설명하지만 거기서 더 나가지는 않는다.

책은 연대기순이 아니라 토목이나 건축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그래서 어떤 토목이나 건축에 대한 기준으로 연대를 오고 가며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로마 역사의 전체적인 개관이나 흐름을 알지 못하고 있다면 조금은 지루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당장 나 자신이 로마에 관심만 있지 아직 로마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이 머리 속에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3장까지는 조금 지루했다. 하지만 로마 하면 떠오르는 검투사 이야기가 나오는, 책의 제목과 동일한 4장의 <빵과 서커스>부터 마지막까지는 속도감 있고 몰입감 있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로마 시대의 서커스는 곡예사, 동물, 광대가 등장하는 현대의 서커스와는 다른 뜻이었다고 한다. 서커스는 라틴어 발음으로 ‘키르쿠스’인데 본래는 고대 로마의 전차 경주장을 일겉는 말이었고 따라서 로마시대의 서커스는 검투사  경기, 로마 희극 등의 연극, 모의 해전등도 포함하는 로마인들의 오락거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빵과 서커스는 권력자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는 식량(빵)과 오락 및 휴식거리(서커스)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4장 이후의 이야기에서는  남겨진 아레나 등을 통해 얼마나 장대한 스케일의 서커스가 있었는지 로마의 스케일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로마의 뛰어난 건축술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특히 요즘 관심이 가는 주제인 도시와 그 도시가 도시이게 해 주는 중요한 기능중 하나인 도로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게 읽었다.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도로를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또 그렇기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에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연대기 순으로 잘 정리 되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서, 연대기 순으로 로마의 토목이나 건축물 등을 정리를 하면서 읽으면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건축으로 풀어본 로마사 공부가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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