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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공화국 -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2월
평점 :
사회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들, 사회적 현상들을 해석하는 여러 해석들이 있다. 학자마다, 이론가들 마다 저마다의 해석의 틀을 제시하곤 하는데 이 책 <바벨탑 공화국>은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적 현상들을 “서울로의 초집중화”라는 렌즈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별로 의식하지 않고 있었던 또 주변에서 보면서 그냥 지나쳤던 여러 현상들에 대해서 서울로의 초집중화라는 틀로 비춰 보며 여러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선 이 책의 저자는 <강준만>이라는 전북대학교 교수분인데, 이력을 보니 꽤 오래전부터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또 저술로 활동하신 분 같았다. 나는 왜 몰랐고 이제서 알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력을 잠깐만 보더라도 여러가지 사회적인 이슈들을 일으키셨던 분 같은데 이 책 때문에 저자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갔다. 그만큼 이 책 <바벨탑 공화국>은 대한민국 사회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해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바라본 대한민국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을 만든 원인으로 지목한 “수도권, 서울로의 초집중화”에 100%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 동의가 되고 공감이 갔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이 거기에 있다면, 정말 그것이 문제라면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어떤 행동, 노력이 왜 뒤따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읽어 가면 갈수록, 어느 누구 하나가 자정을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싶었다. 그만큼 바벨탑 공화국은 견고했던 것이다. 이는 “그렇다면 지방으로 내려가 살아보라”는 물음에 나 또한 서울에 사는 사람으로서 내게 누군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게 말처럼 쉽게 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나 스스로도 정확히 인지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던 마지노선이랄까, 서울로 되어 있는 지금의 주소지를 웬만해서는 옮기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즉,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나가는 건 쉬워도 그 반대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서울로의 초집중화 현상에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았나 싶다.
저자는 서울로의 초집중화 현상 때문에 인간답게 산다고 말할 수도 없는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도 서울로 몰리는 현상에 대해, 강남의 땅값이 천제 땅값의 1/10을 차지하는 현상에 대해, 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나는 왜 나타나며 아파트 단지의 담장이 높아지는 현상과 소셜믹스의 이상과 한계 그리고 땅콩회항으로 회자되는(그리고 그 이후로 이슈화된 수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부각된) 갑질공화국의 대한민국의 모습에 대해, 정치도 경제도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과 지방 소멸론에서도 어김없이 끼어드는 초집중화의 문제 그리고 지방분권이 가지고 있는 뒷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저자의 주장에 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저자는 “서울로의 초집중화”라는 틀로 이 대한민국 땅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들을 잘 설명하고 있었다. 오늘도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회적 현상들, 이 책을 통해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틀, 이론, 사회적 렌즈를 하나 더 얻을 수 있었다. 안그래도 미래에는 초메가시티가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들 예견하고 있는데 과연 대한민국은 어떻게 변할지,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끔 해준 책이었지만 누군가의 지적대로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라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