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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빨강머리 앤 : 초록지붕 집 이야기 (오디오북) ㅣ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읽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이 책 <빨강머리 앤(오디오 북)>은 여러가지 이유로 흥미와 관심이 간 책이다. 제일 먼저 궁금했던 점은 책 앞면에 등장하는 오디오가 담긴 USB! 과연 어떤 보안 기술이 적용되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연계된 부분이 있어서 오디오 북 제작에 도움이나 팁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머릿 속으로 다짜고짜 출판사에 전화해서 “오디오 북 제작하시면서 적용했던 보안 기술을 좀 알려주십시오”라고 전화를 거는 모습을 계속 생각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심이 간 것은 이 책도 제대로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보았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면서도 그 책을 한 번도 본 적 없으면서 내용을 다 알고 있다라고 착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 <빨강머리 앤(오디오 북)>도 그와 비슷했다. 어릴 적 만화로 몇 번 본 것을 가지고 내용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끝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이번에 내용도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라는 것도 알았다. 아무튼 여러모로 궁금한 것도 많고 흥미와 관심도 많이 갔다.
이런 저런 궁금증과 기대감 속에 들뜬 마음으로 비닐을 뜯고 책을 열어보았다. 종이 책으로도 빨강머리 앤의 내용이 있지만 아무래도 오디오 북이기도 하다 보니 이부분을 먼저 이야기해야 겠는데 이거 이래도 되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처음 궁금해 했던 오디오북 제작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된 부분인데, 여기에 아무런 보안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야, 분명 숨겨진 어떤 기술이 있을꺼라고 생각하면서 살펴보았는데, 없다. 저작권과 관련해 구매자의 양심에 맡기고 핸드폰이건 PC건 편하게 복사해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보안 기술과 편의성은 상극 관계라, 보안 기술이 탁월하면 편의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편의성이 탁월하면 보안 기술이 허술해 질 수 밖에 없는데 이 <빨강머리 앤>의 음원이 담긴 USB는 사용자 편의성 100%에 맞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런 편의성을 십분 활용하여 PC와 스마트 폰에서 듣고 있는데, 아무튼 진짜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다.
오디오 북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오디오 북을 처음 들으면서 활달하고 발랄한 목소리를 기대했었는데 낭독을 하신 이지혜란 분은 약간 중저음 톤이시다. 예상과는 달라 조금 의야해 했는데 조금 듣다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빨강머리 앤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어서 듣는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아무래도 하이 톤 보다는 중저음 톤이 부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네이버 오디오 클립의 오디오북에서 들었던 여타의 오디오 북과도 좀 달랐는데 뭐랄까, 등장 인물마다 성우가 바뀌며 중간 중간 들어가는 BGM이나 효과음 등이 내 경우에 있어서는 책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했는데 <빨강머리 앤(오디오북)>에서는 낭독자 한명이 여러 역을 맡아서 읽고 있었고 이야기 흐름을 방해하는 어떤 요소도 없어 몰입감 있게 들어 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낭독자께서 처음에는 한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목소리 연기를 잘 하시고 감정도 잘 표현하셔서 너무 편하고 재미있게 잘 들었다. 전자책 앱에서 TTL기능으로 책 읽어주는 기능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당연히 이와는 비길 수 없고 틈틈히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책 한권을 들을 수 있다는 편리성과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책 내용이야,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오디오로 들으면서 책과 같이 보기도 하는데 정말 너무 재밌다. 감정이입이 잘 되어서 그런지 앤과 같이 기뻐했다 슬퍼했다 하고 있다. 오디오 북을 들을 때마다 어렸을 적 5시, 6시에 TV에서 방영되던 만화를 보는 설렘과 기쁨이 있었고 한회 한회 끝날 때마다 벌써 한회가 끝났나 하는 아쉬움과 다음회가 궁금한데 너무 빨리 들어버려 끝나버리면 어쩌나 하는 쓸데 없는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빨강머리 앤을 들으면서 뜻하지 않게 힐링하는 시간들을 갖게 되었다. 시간 텀을 두고 한번 더 들어볼까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