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50 -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김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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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흰 머리는 지혜의 상징이었다. 지식의 축적이 비선형적이고 수평적인 지금과는 달랐기에 과거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터득한 지혜는 확실히 대우받을 만한 것이었고 젊은이들이 경청할 만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에게서 무엇인가 색다른 생각이나 지식을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손에 든 작은 기기에 알고 싶은 키워드만  입력하면 관련 지식들을 볼 수 있어 이제 언제 어디서고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 요즘에는 지혜의 상징이었던 흰 머리는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게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그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 <눈 떠보니 50: 절대 올 것 같지 않지만>에 관심이 간 것은 우선 조급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 제목 그대로 절대 올 것 같지 않았는데 눈떠보니 50이다. 검색 몇번으로 조바심을 없애기는 턱 없이 부족했고, 그렇다고 흰 머리의 인생 선배를 찾아 나서기도 어려운 지금의 내 상황에서 <눈 떠보니 50: 절대 올 것 같지 않지만>이라는 책은 먼저 산 인생선배들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었다.

이 책 <눈 떠보니 50: 절대 올 것 같지 않지만>에서는 18명의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만나 보기 힘든 18명의 선배들이 먼저 50세를 거쳐간 또 거처가고 있는 선배로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책의 구성은 인트로 처럼 저자가 인터뷰를 하게 된 배경 등을 언급하고 이후에 인생 선배들이 50대를 바라보는 우리들에게 바라는 이야기, 해주고 싶은 이야기, 50대를 향해 질주해 가는 우리에게 그 삶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이야기 등이 나오고 마지막에서는 다시 저자가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자기의 이야기로 내면화 하면서 풀어내는 진솔한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아직 가보지 않은 50이라는 나이, 단순한 검색으로 얻어 낼 수 있는 것 이상의 울림과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이 주는 기쁨이랄까, <눈 떠보니 50: 절대 올 것 같지 않지만>라는 책이었기 때문에 그랬을까. 아무튼 책을 통해 먼저 50세를 거처간 인생 선배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책을 덮을 때 즈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이 시대 지천명으로 일컬었던 50대는 더 이상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통달하고 지긋한 여유를 갖는 나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100세를 향해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또 다른 출발을 준비해야 하는 나이 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인생 선배들 각자가 가지고 있던 나이 50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 방향과 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디서고 쉽게 만나볼 수 없는 18명의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고 먼저 50대에 들어선 선배들의 고민과 고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으며 확실히, 처음의 조급함을 많이 누그러뜨려 주어 좋았다. 50의 언저리에서 좋은 책을 만났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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