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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문장 수업 - 하루 한 문장으로 배우는 품격 있는 삶
김동섭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평점 :
이 책 <라틴어 문장 수업>에 관심이 간 것은 예전에 읽었던 한동일 선생님의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의 기억 때문이었다. <라틴어 수업>에서 마음속에 각인될 만한 여러 라틴어 명언들과 함께 엮어내는 한동일 선생님의 이야기들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 <라틴어 문장 수업>은 과연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고 있을지 무척 기대 되었다.
책은 총 7강으로 되어 있다. 한동일 선생님의 <라틴어 수업>에서는 약 28여개의 라틴어 문장을 다루고 있는데 이 책 <라틴어 문장 수업>은 약 78여개의 라틴어 문장을 다루고 있다. <라틴어 수업>은 한동일 선생님이 하셨던 강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반면 이 책 <라틴어 문장 수업>은 일곱개의 강의 타이틀 주제에 맞는 라틴어 문장이 제시면서 그 라틴어에 담긴 여러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풀어 내고 마지막에는 제시된 라틴어 문장과 관련된 라틴어 문법을 다루면서 한 에피소드가 마무리 되고 있다. 라틴어 문법이 어렵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책을 통해서 그 어려움을 실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문법적 설명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읽어 나가다 보니 중반 이후부터는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헬라어를 조금 공부했어서 그런지 몰라도, 감이 좀 잡히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한동일 선생님의 책이 전반적으로 라틴어 문장의 문법적인 내용보다는 인문학적 내용에 조금 더 치중되어 있다면 이 책은 인문학적 이야기와 문법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제시되고 있다. 라틴어 문장에 얽힌 여러 인문학적 내용이나 라틴어 문법과 관련된 문법적인 내용 둘 중 어느 한 쪽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 책의 이러한 구성은 자칫 이도 저도 아닌게 되버릴 수도 있지만 내게는 외줄타기 하듯 아슬 아슬 균형을 잡아가며 둘 모두의 궁금증을 모두 잘 해소해주는 쪽이었다. 꿩먹고 알 먹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라틴어에 대한 문법적인 면을 꼼꼼히 잘 챙겨주고 있었다.
다른 문장들과 그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도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특히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았던 문장은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Iohannes est nomen eius”와 “나는 완전히 죽지 않는다. Non omnis moriar”와 “생의 한가운데 우리는 죽음 속에 있다네. Media vita in morte sumus”와 “칼을 통해 자유가 보장된 평화를 추구한다. Ense petit placidam sub libertate quietem”등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군대 가기 전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야”라는 말을 들으며 위안을 받았었는데 그냥, 고대 로마 시대에도 결국 사람이 살았구나 하는 느낌이랄까. 나와 비슷한 고민, 생각을 라틴어 문장으로 남긴 사람들. 이 책 <라틴어 문장 수업>을 통해서 로마 시대 라틴어를 썼던 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