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한판 어때? -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바둑 한판 어때? - 집중력과 사고력이 자라는 어린이 바둑 ㅣ 신나는 방과후 13
전기현 지음, 이봉기 그림 / 파란정원 / 2017년 11월

“바둑”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외할아버지와 삼촌께서 시원한 대청 마루에서 함께 바둑을 두시던 모습이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수염을 기르시곤 했는데, 조선시대 양반처럼  멋진 수염을 길게 기르신 채 삼춘과 바둑을 두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 책 <바둑 한판 어때?>는 이처럼 내게 남아 있던 바둑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게 만들면서 아이에게 언젠가 <바둑 한판 어때?>라고 말하며 함께 바둑을 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보게 된 책이다.

사실 이 책 <바둑 한판 어때?>는 아이를 위한다고는 했지만 사실 내가 먼저 봐야 하는 책이기도 했다. 함께 바둑을 두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긴 했지만 나 조차도 바둑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먼저 보았다. 아무튼 책은 아이들을 상대로 한 책이기에 일반 바둑책보다는 삽화나 자세한 설명이 많았고 설명도 쉬웠다. 그래서 이제 막 바둑을 시작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처럼 성인이 보기에도 좋았다. 책은 총 8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얼마나 이해했나 이해 정도를 확인하는 퀴즈가 있었고 퀴즈 다음에는 각 장을 정리해주는 내용이 있어 좋았다. 장을 정래해주는 페이지는 내용을 상기시켜 주기도했고 알듯 말듯 지나친 내용을 다시금 짚어주기도 했다.

책은 6장부터 조금씩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 같다. 아니 책이 어렵다기 보다는, 바둑에 대해 그 내용을 이해하며 왜 그러한지 골똘히 생각해야만 했달까. 조금 “바둑맛”을 보는 것 같았고 이제 진정한 바둑 세계에 들어서나보다라는 좀 과장된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바둑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를 다루고 있어 확실한 기초를 놓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책에서 장을 마무리하며 나왔던 퀴즈는 문제를 내주고 과연 흰돌이나 검은돌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답을 고르는 형식이었는데 책을 다시 보면서는 실제 대국중에는 배운 내용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겠다 싶었다. 기초가 튼튼해야 막바둑을 두지 않을텐데, 아무튼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찬찬히 책의 내용대로 반복하며 익혀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