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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들이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받을 때 우주정거장에서 가장 많이 읽은 대화책
더글러스 스톤 외 지음, 김영신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우주인들이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받을 때 우주정거장에서 가장 많이 읽은 대화책>은 (책 제목이 길고 참 재밌다) 처음에 이 책을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대화법, 화술에 대한 책들은 많이 있으니 이 책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겠거니 하고 그냥 넘겼던 책이다. 그런데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서 가족과 대화가 안되는 상황에 처하면서 서로 갈등하게 되고 해결의 빛이 보이지 않던 차에 이 책이 생각났고 우주 정거장이라는 특수하고 협소한 공간에서 생기는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하기 위해 우주인들이 가장 많이 빌려 읽은 책 중 하나라는 소개글을 보고 처음의 마음을 바꿔 보게 된 책이다.
책의 내용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눠져 있다. 첫번째 파트인 <지구에서 가장 어려운 세 가지 대화>에서는 대화를 이어나가기 어려운 이유를 갈등대화, 감정대화, 정체성 대화로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었다. 두 번째 파트인 <모든 지구인에게 통하는 실전 대화의 기술>에서는 대화에 있어 어떤 방법들을 적용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고 있었다. 첫번째, 두번째 파트에서는 모두 가상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에서 오고 갔을 대화들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해 주고 있었는데 우선 상황 자체에서 오고 가는 대화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서 비슷한 갈등 상황을 겪어 본 사람이 그 대화 내용을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두번째 파트에서는 예로 들고 있는 대화들이 첫번째 파트에서보다 좀 더 길고, 구체적이고 분석적이어서 어렵지 않게 좀더 쉽게 나의 대화 패턴, 상황, 인식 등을 점검해 나갈 수 있었다. 비록 책에서는 이런 대화는 미국식 대화라서 다른 국가 독자들에게는 책의 내용이 통하지 않을까라는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으로 개념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양식화된 언어를 썼다고(p.350) 밝히고 있었지만, 아무튼 내가 느끼기에는 대화 내용이 실제적이어서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세 번째 파트에서는 대화하는데 있어 닥칠법한 열 가지 질문들에 대한 현실적인 답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답변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앞선 첫번째, 두번째 파트의 내용이 들어가 있어 책의 내용을 한번 더 상기시켜 주기도 했지만 양단간에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 힘든 질문에 대해 어떻게 하라는 속시원한 답을 제시해 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시원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파트였다.
책을 읽으면서 갈등을 최소화한 대화는 일종의 합의문, 합의서 교환이랄까? 대화의 프로토콜을 맞추는 것 혹은 서로간의 대화 프로토콜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대화하고 갈등관계를 관리하는 방법도 기술이라면, 책을 통해 충분히 그 기술을 익히고 실제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겠다라는 작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대화하고 경청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있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많은 부분 혼자 잘 하고 있고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고 실제로는 상당히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대화간에,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해 나가는데 있어 실제 상황에 맞게 나름대로 정리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아무튼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갈등 상황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그리고 그런 문제가 생기는 전후 사정에 대해(이유와 해결 방법에 대해) 속 시원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