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서승범 옮김 / 하우넥스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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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 전의 나는 이런 책을 가급적 멀리했다. 세상에 재미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 요즘의 나는 마흔이란 나이가 멀지 않았음에 움찔하며 열심히 읽고 있다. 때마침 블로그 이웃이신 '인디캣'님의 서평 이벤트로 이 책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올해 마흔이 된 꺽정씨가 유난히 힘들어하는 걸 봤다. 신체적으로도 작년과 다르다며 한탄도 하고, 어렸을 때 마흔에는 뭔가를 이뤄놓을 줄 알았는데 이룬 건 가정 밖에 없다며(그것도 대단한 거거든?) 속상해하는 것도 봤다. 아마 마흔의 나도 지금의 나와는 크게 차이가 없겠지만(두 살 더 먹었겠지 뭐) 마흔이란 나이를 이룬 나이가 아니라 인생의 하반기를 다시 시작하는 나이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작정 시작하기보다는 준비를 하고 싶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아는 게 없어서 책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책 제목이 너무 매력적이다. 한 번에 쭉 말하기엔 길긴 하지만... 먹고 사는데 걱정 없는 나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 1%라는 위치를 가진다는 게 엄청난 일처럼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일렬로 쭉 세운 후에 1% 안에 들어가는 건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분야별로 100명 중에 1명이라면 왠지 조금은 쉬울 것만 같다. 자 이제 그 비법을 파헤쳐 보자.

저자는 4가지 영역으로 먼저 나누었는데 4가지 영역에 모두 필요한 3가지 조건이 있다. '파친코를 하지 마라, 전철 안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지 마라, 한 달에 책 1권 이상 읽어라.' 파친코는 해본 적 없으니 통과, 한 달에 1권 읽으니 통과, 문제는 모바일 게임이다.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면 꾸준히, 게임에 재능이 1도 없으면서 열심히 하는 게 문제다. <캔디 크러시 소다>를 끊을 수 있을까? 끝판을 보고 싶은데... 그냥 전철에서만 안 하면 되는 거니까 전철을 타지 말까?

 영역 중에 한 가지를 굳이 골라야 한다면, 나는 C나 D에 가깝지 않나 싶다. 조직 안에서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기고, 또 좋아하는 걸 꾸준히 파고 싶어 하니까 말이다. 내가 C 영역에 있다고 가정하면, '연결'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4가지 조건으로는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스킬을 습득하라, 쓸데없는 시간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 조직 이외 의의 리얼 커뮤니티에 속하라, 일 외에서 타인의 신임을 얻을 수 있는 자가 되라'가 있다. 7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누구라도 100명 중 일인자인 1%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 후에 다른 영역에 도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경험을 재산으로 만드는 것이다.

책이 두껍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생각은 길어진다. 나는 어떤 희소성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역시 나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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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빠와 여행을 떠났냐고 묻는다면
안드라 왓킨스 지음, 신승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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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인 안드라 왓킨스는 첫 소설 출간 기념으로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인 탐험가 '메리웨더 루이스'의 자취를 따라 나체즈 길을 여행하기로 마음먹는다. 자신의 여행을 도와줄 사람을 물색하던 중 가능한 사람은 뱃살이 허벅지까지 처졌고 세 겹으로 접힌 턱을 가진 80세 아빠 밖에 없다. 결국 아빠의 도움을 받기로 하지만 계단조차 오르는 걸 힘들어하는 게다가 수다쟁이에 염치없는 아빠와 여행하는 건 결코 녹록하진 않다. 34일간 714 킬로미터를 여행하는 이 이야기는 소설이 아닌 그녀의 이야기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아빠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운 아빠... 아빤 내가 열 살 때, 지금의 내 나이에 중풍을 얻고 처음으로 쓰러지셨다. 나에겐 언제나 어른인 아빠였기에 38살이 젊은 나이인 줄 몰랐다.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셨지만 가장이란 무게 때문에 일을 놓으실 수는 없었다. 그로부터 12년 후에 암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말이다. 아빠와 여행다운 여행을 하는 게 늘 꿈이었다. 아빠가 아프신 후부터 여행다운 가족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이젠 이룰 수 없는 꿈으로만 남았다. 누군 꿈을 꾸고, 누군 또 꿈을 이룬다. 아빠의 부재는 사랑하는 사람이 늘 내 곁에 있을 수도, 나도 그들 곁에 늘 있을 수 없음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준다.


네가 이해해야 한다, 안드라. 내가 하는 것이라곤 일, 일, 일뿐이다. 이 가족을 부양하려고, 널 키우려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계속하고 있단 말이다. 난 이 일이 정말 싫다. 평생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 일이 지독하게 싫었다." p.100


가장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나는 모른다. 없는 집에서 태어나 공부를 계속하고 싶으셔도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취직할 수밖에 없으셨다. 아빠도 자신에게 안 맞는 일을 하며 매일 속으로 삭히셨겠지. 그래서 결국엔 쓰러지신 걸까. 아빠는 행복하셨을까? 나에겐 처음부터 아빠였기에, 아빠는 당연히 그런 사람이라고만 생각한 건 아닐까.


"이 시기를 즐겨, 안드라.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돌아가시면 다 그리워질 거야."
나는 어둠 속에서 속삭였다.
"난 절대로 이 시기가 그립지 않을 거야."
정말로 그립지 않을까? p.118


힘든 시간이 있었다. 아빠의 투병 기간은 아빠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은 그 시기조차 그리울 때가 있다. 간이침대에 앉아 아빠 얼굴을 한없이 바라보았던... 아빠는 돌아가셨지만 나에겐 안드라의 부모님만큼이나 나를 걱정하는 엄마가 있다. 나중엔 엄마와의 시간도 그립겠지? 한번 전화를 드리면 30분은 기본으로 핸드폰이 따끈해질 때까지 이어지는 엄마와의 수다가... 엄마가 돌아가신다면 누구에게 소소한 자랑을 하고,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엄마의 공백은 너무나 크다. 솔직하게 엄마와 단둘이 여행할 자신은 없지만...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이번 주엔 엄마 보러 친정이나 가볼까?

 

 

 

 

아빠가 기적의 아이라면 나는 더욱 기적적인 아이라는 뜻이다. 기적적으로 태어난 삶을 함부로 다루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삶은 나에게 미소를 지어야 했다. 내가 그 기적에서 뭔가를 이루려 하고 있으니까. p.42

"알게 될 거야. 곧. 주님이 너에게 자식들을 주시면 너는 바르게 행동해야 해.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자식들에게 보여주렴. 네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라도 말이야. 절대로 자식들이 아빠 없이 홀로 곤경에 빠지게 내버려 두면 안 돼. 넌 아빠와 다른 사람으로 자라서 엄마가 널 자랑스럽게 여기게 해야 해." p.106

처음으로 나는 일정을, 다음 이정표를, 내가 가야 하는 종착지를 잊었다.
내가 있어야 하는 장소에 있었으므로.
나는 그 들판에서 순간순간을 즐겼다. 발의 통증이나 편두통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고, 나한테서 풍기는 고양한 냄새도 생각하지 않았다. 들판을 떠나기로 결정하는 순간이 오면 아직 먼 길을 걸어야 한다는 현실이 엄습할 터였다. 눈물 때문에 눈이 따끔거렸다. 나는 아마 끝으로 흘러내린 더러운 눈물자국을 손으로 훔쳤다. p.186

아빠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네가 어떻게 이걸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매일매일."
"우리가 매일매일 어떻게 살아가죠, 아빠?"
"한 번에 한 걸음씩. 내 생각에는 그렇다."
"맞아요. 우리는 그렇게 이 여행을 끝낼 거예요. 한 번에 한 걸음씩... 아니면 서로를 죽이려 들지도 모르고요."
아빠와 나는 함께 큰소리로 웃었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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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분 기적의 독서법 - 2013 개정증보판
김병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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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책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 독서법에 관한 책도 마찬가지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생각으로 책을 대하는지도 궁금하고, 거기서 내가 배울 것도 찾기 위해서다. 예전에 어떤 분에게 이 책을 비추(읽지 말라며) 받았다. 그래서 호기심이 동해서 읽었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왜 하지 말라고 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으니까.

제목이 48분의 기적의 독서법이라... 48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우리의 평균 수명을 90세라고 할 때 인생 주기를 하루 24시간에 비유하면, 90년 중의 3년 이란 시간은 하루 중 정확하게 48분에 해당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인생에서 3년을 독서에 투자한다는 것은 하루 중 48분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3년이란 시간의 독서는 인생이 기적처럼 바뀌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 1,000권의 책을 뜻한다. 1,000권의 책은 삶의 임계점을 돌파하게 하고, 의식과 사고가 비약적으로 팽창하여 인생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다독을 해서 위인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그의 말은 사실 거슬린다. 반대로 돌리면 그는 다독을 했기에 지금 위인이라고 하는 건가. 책이 그를 변하게 한건 직업만은 아니겠지만, 책을 읽는 사람이 가지기 쉬운 오만으로 포장된 책은 나를 불편하게 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이렇게 잘난 척으로 가득한 삶이 다독가의 생각이라면 조금은 덜 읽어도 되겠다. 나름 책 좀 읽었다는 나의 치기 어린 질투일 수도 있다. 그래도 불편한 건 불편한 거니까.

그래도 독서 고수로 만들 4가지 핵심 비법은 조금은 동의한다. '자투리 시간에는 몰입 독서하라!' 저자는 몰입이라는 단어에 집중하지만 나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바빠서 책을 못 읽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나도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싶은 날이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하루에 5분이라는 자투리 시간이 12번이면 한 시간이라는 마음으로 틈틈이 책을 꺼내읽곤 한다. '복잡한 곳에서는 이미지 독서하라!' 책의 글씨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듯 읽어라고 한다. 훈련이 되면 한 페이지를 동시에 읽을 능력이 생긴다. 예전엔 속독을 따로 배운 건 아니지만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 빨리 읽다 보니 한 번에 대여섯 줄을 읽기도 했다. 그렇게 책을 읽던 어느 날 더 이상 글씨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고, 글자들이 눈 밖으로 튕겨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 이후부터 그냥 한 줄씩 읽고 있다. 나에겐 부작용이었나 보다. '수면 독서법으로 독서에 지속성을 부여하라!' 잠들기 전 10분 동안 책을 읽으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는다고 하는데 그건 모르겠고, 잠들기 전에 책을 읽는 건 내 습관이니까. '3단계 점층적 독서법으로 인식을 한계까지 확장하라!' 그저 꾸준히 많이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쉬운 책에서 지식의 폭을 넓히는 책으로, 그리고 여러 관점을 제시하는 책으로 인식의 팽창을 즐겨라고 한다.

부록으로 저자가 추천하는 독서 리스트가 있다. 이 책만 읽는다면 지적인 사람이라는 건 의심할 나위는 없겠지만, 책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독서를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결론은 역시 나도 비추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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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로 창업하라 - 빈손에서 성공하는 새로운 창업전략
조 풀리지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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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은 사라지고, 수명은 늘고, 은퇴는 빨라졌다. '뭐 먹고살지?'라는 물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당장 창업을 할 건 아닐지라도 염두는 해야 할 것 같다. 언젠가 해야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기왕이면 창업 비용이 저렴하고, 설령 안 돼서 접더라도 크게 손해 보지 않는 무언가를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 풀리지(이름이 맘에 든다. '억'도 아니고 '조'가 풀린다니, 잘 될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ㅋ)는 2007년에 사업을 시작하려고 10만 달러 연봉을 받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준비된 일자리도, 상품도 없는 대신 주택 담보대출과 3살, 5살의 아이가 있는 상태였다. 걱정인형의 화신인 내가 그의 와이프였다면 무슨 미친 짓이냐며 말 그대로 난리가 났을 상황이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용어의 창시자이자 콘텐츠 마케팅연구소의 설립자 겸 CEO가 되어 강연자, 팟캐스트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배우는 콘텐츠 창업!

콘텐츠 창업에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6단계가 있다.
1. 스위트 스폿(Sweet Spot)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토대가 될 콘텐츠 분야를 찾아야 한다. 창업가나 기업이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과 매우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는 열정 분야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2. 콘텐츠 틸트(Content Tilt)
   경쟁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영역을 찾기 위해 차별화 요소를 결정해야 한다.
3. 토대 구축(Building the base)
   플랫폼을 선택하고 콘텐츠를 구축한다. 인테리어 전에 건물 토대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일과 비슷한데 블로그, 팟캐스트, 유튜브 등 핵심 채널을 선택해서 가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4. 오디언스 모으기(Havesting Audience)
   일회성 독자를 지속적인 독자로 만들어야 한다. 행동을 취해 콘텐츠를 '구독하게'하지 않고는 수익을 내고 오디언스를 늘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5. 다각화(Diversification)
   기존에 블로그로만 진행을 했다면 팟캐스트, 유튜브 등으로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6. 수익화(Monetization)
   이제 때가 되었다. 컨설팅, 제품 판매, 온라인 강의, 출판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 다양한 기회들이 나타날 것이다.

책은 미국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치열한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막연하게 봤던 블로거나 유튜버의 포스팅들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캐리, 엘리, 유라 같은 꼬꼬마들 사이에서 핫한 유튜버, 레나와 포니 같은 뷰티 유튜버들은 확실한 타겟을 세우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무기로 승부를 봤다.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 피로한 가정주부, 체력 보충이 필요한 수험생, 약해지신 부모님은 꼭 드셔야 한다며(여기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은 유아동을 제외해서 몇이나 될까?) 건강 보충제를 파는 홈쇼핑의 타겟팅과는 전혀 다르다. 고객의 필요가 아닌 욕망을 자극하며, 구매 전 대리 경험을 통해 만족감을 얻어야 구매로 이어지는 요즘 시대에 어울린다. 난 어떤 것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남들과 다른 나만의 무언가를 먼저 찾는 노력부터...!

 

 

"블로그 포스트는 미니스커트 같은 거야. 핵심 부위를 가릴 만큼은 길어야 하지만 흥미를 끌 만큼은 짧아야 하지." p.32

같은 해에 캘리포니아 도미니칸 대학교의 개일 슈미스가 수행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자기 목표를 기록하고, 친구와 공유하고, 매주 내용을 업데이트하여 친구에게 보낸 사람들이 단순히 목표만 세우기만 한 사람보다 목표 달성 면에서 평균 33퍼센트 더 성공적이라는 내용이었다. p.39

"많은 사람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면서 이미 다른 사람들이 하고있는 것을 모방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배 떠난 뒤에 손 흔드는 격이지요." 앤의 설명이다. "우리가 한 번 숨을 쉬는 짧은 시간에도 유튜브에는 8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새로 올라옵니다. 사람들이 하필이면 내 채널을 찾아오게 하려면 그만한 이유를 제공해야 하겠지요."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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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 사유의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다
로제 폴 드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 책세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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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가에 앉아 오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마다 걸음걸이가 다르다.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관찰하다 보면 성격과 걸음걸이도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급한 대로, 느긋한 사람은 느긋한 대로... 사람들이 내 걸음은 아장아장 걷는 것 같다고 하던데(걷는 걸 거울을 보며 연습하긴 하지만, 솔직히 왜 펭귄처럼 걷는다고 말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유아기와 다를 바 없는 사고를 하는 걸까? 자연스럽게 무너짐과 균형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번 티가 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먼저 외출의 귀찮음을 극복해야 하지만). 그날의 공기, 그날의 풍경, 그날의 냄새를 만끽하는 게 좋다.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을 들고 산책을 한 날은 은행의 냄새가 나를 곤란하게 했지만... 보통의 나는 헤드폰을 끼고 팟캐스트를 걸으며 걷는다. 패널들의 대화에 파고들어 긍정과 부정을 오가곤 한다. 내가 걷는 이 길을 철학자는 무슨 생각을 하며 걸었을까?

 

이게 무슨 말일까?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그리고 다시 시작하고
그렇게 거듭하는 것.
바로 이것을 두고 걷는다고 한다.
균형을 잡고 땅 위를
또한 말 속을
그리고 생각 속을 이동하는 것.

 

책은 산책할 때 듣는 음악처럼 산책 사이에 전주곡과 간주곡 그리고 후주곡이 있다. 그리고 엠페도클레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그리스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27명의 철학가들과 함께 산책을 나선다. 혼자 걷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좋아하는 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걷는 건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일까. 다만 이번 산책은 생각이 좀 많은 분들과 함께 하기에 만만치 않다는 걸 명심해두어야 한다. 상냥한 철학자도 있고, 역시나 불친절한 철학자도 있다. 나에겐 고대의 어르신들과 함께 걸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뒤로 갈수록 이름은 들어본 분들이라 반갑기는 했으나 내가 그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산책도 사유도 체력이 되어야 가능한 것인가 보다.

 

누구도 당신 대신 걸을 수 없다.
당신을 위해 철학 할 수도 없다.
걷기는 사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이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그에 대해 말할 수는 있다.

 

최초의 인간은 걸었고, 마지막의 인간도 걸을 것이다. 최초의 철학자 역시 걸었고, 이 책의 마지막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도 걸었다. 왜 비트겐슈타인이 마지막일까? 그는 철학 밖을 향해 걸으려고 했고, 그 뒤에 남겨두려고 했다. 자유롭게 거니는 것이기 때문이다. 걷기와 생각의 자유를 준 비트겐슈타인처럼 내일은 자유롭게 걸어봐야겠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생각과 걷기가 동일한 구조를 갖는다는 가설이 나타난다. 생각도 거의 넘어지다가 다시 일어서면서 존재하는 게 아닐까? 다시 존재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기할 위험을 무릅쓰는 것 아닌가? 우리 사유들에 대한 비판과 합리적인 검토는 그것들을 비틀거리게 만드는 방식일지 모른다. 반박과 비판적인 분석은 우리가 명백하고 확실하다고 믿었던 것을 필연적으로 불안정하게 흔들고 휘청거리게 만든다. 한 가지 사유를 검토한다는 건 무엇보다 그것의 확실성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사유는 자기방어를 하고, 안정을 회복하고, 조금 더 먼 곳에서 새로운 지지대를 찾는다. 그러고 나면 새로운 반작의 공격이 이어지는 식이다. p.22

"삶이 쾌락이나 무기력에 빠졌다면, 어떤 칭찬할 만한 행동도 삶의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피할 수 없는 최후의 순간에 이르러 우리는 그동안 삶이 걷는 걸 보지 못했기에 삶을 돌이킬 수 없이 흘러가버린 것으로 느낀다." p.65

루소 이후로는 여정이 중요해졌다. 유용성보다 즐거움이 중요해졌다. 이후로 그에게 자극받은 낭만주의자들이 산책을 예술로, 하나의 존재 방식으로, 거의 삶의 이유로 만든다. 어딘가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발견하기 위한 걷기, 이것이 혁신이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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