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천재가 된 홍 대리 - 딱 6개월 만에 중국어로 대화하는 법 천재가 된 홍대리
문정아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든 배우기만 하면 천재가 된다는 전설의 프로배움러가 있다. 홍대리 시리즈가 그것인데 이번에는 중국어다!!

중학교 때 중국어를 혼자 공부해본 적이 있다. 장국영과 임청하를 좋아해서 같은 언어라도 써보고 싶은 마음에 공부를 했더랬다. 중국어로 떼거지로 말하면 시끄럽고 정신이 없는데 장국영이 조용하게 독백을 할 때 바람소리에 말을 실어 나르는 듯해서 어찌나 멋있었는지 모른다. 지금도 가끔씩 보는 그의 영화들을 보면 중국어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한다. 나름 4장까지 재미나게 공부하던 어느 날 친구가 장국영은 북경어가 아닌 광둥어를 쓴다며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 공부를 하는 게 어떻냐고 물었다. 장국영은 홍콩 사람이라 영어가 더 편할지도 모른다며... 그 날로 중국어 책은 접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긴 하다. 말도 안 되는 바람이라도 꾸준하게 중국어 공부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서... 하다못해 한문 실력이라도 늘지 않았을까? (한자 까막눈은 슬프다.) 지금 내 실력은 '나 바빠, 난 예뻐, 난 너무 예뻐, 맛있다, 눈 내리네' 정도니... (그래도 중국인 지인이 발음 좋다고 칭찬해줬음 ㅋ)

이 책은 장국영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이름도 '국영'이라고 지은 김홍란 여사님의 아들인 홍국영 대리의 이야기다. 실은 나도 밤톨군 이름을 국영으로 지으면 안 되냐고 물었다가 '애 이름이 장난이냐?'라고 핀잔을 들었더랬다. 작은 설정부터 이 책에 빠져든다. (이름이 국영인데!!) 중국 출장에서 단 한마디도 말하지 못한 홍대리는 6개월 안에 중국어를 마스터하라는 박팀장(좋은 사람이라며!! 너무 한거 아냐?)의 미션을 받는다. 학창 시절 지겹도록 했던 일명 빽빽이를 하다가 팔만 아프고 실력은 늘지 않던 어느 날 아버지를 통해 문정아 강사를 알게 된다. 자신을 중국어 엄마라 생각하고 홍대리에게 중국어 마스터를 위한 효과적인 학습법을 제시한다. 단어를 효과적으로 암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래로, 드라마로 즐기는 방법도 알려준다. 요즘엔 유튜브로 팟캐스트로 배울 수 있는 게 너무나 많으니까~ 책에서는 초보단계에서 공부하기 좋은 노래로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을 중국인 가수 허헤흔이 부른 愛情抗體 소개해줬다. 좋아하는 노래라 찾아서 들어보며 어설프지만 따라 부르니 재미있었다. (느리긴 해도 병음은 읽을 수 있다.)

중국어를 배우는 책에서 1장 들어가기도 전에 배우는 성조, 발음, 병음이 들어있는 구성이 아니라 신선했다. 문법과 단어도 아니다.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듣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다. 참고로 MP3 자료를 콜롬북스라는 어플로 다운로드해서 들었다. 책을 보면서 따라 읽다 보면 조금씩 입에 붙는다. 나도 딱 6개월만 공부해볼까?

 


갑자기 생각난 게 있다. 우리 동네엔 중국인 아저씨가 운영하는 슈퍼가 있다. 어쩌다가 그 가게에 갈 때가 있는데 중국인들에겐 같은 물건이라도 조금은 더 싸게 판다는 걸 알게 됐다. 나한테는 작은 우유를 600원에 팔고, 중국인에게는 550원을 받았다. 너무 치사스럽다고 생각하던 어느 날, 이를 갈고 중국어로 '얼마예요?'를 연습해서 갔다. 아저씨는 내 얼굴을 보고 한국말로 "600원"이라고 대답했다. 아뿔싸! 아저씨가 내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그 일 이후로는 나한테도 이제 550원에 주신다. 50원이 뭐라고 죽으라고 연습한 나도 웃기고, 그동안 50원 더 받은 아저씨도 웃기다. ㅋ '알면 병이고, 모르면 약이다'라는 속담도 있긴 하지만, 요즘엔 알면 할인이다.

책에 나온 허헤흔의 愛情抗體 링크를 걸어본다. 노래방에서 불러볼 수 있기를...

 

 https://youtu.be/I1Y9VP3dZq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장의 온도 - 지극히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이덕무의 위로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 다산초당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만 읽는 바보라 간서치라 불렸던 이덕무의 글과 고전연구가인 한정주의 해설이 있는 <문장의 온도>. 

지극히 소소한 것들을 관찰하고 따스하게 소박하게 풀어낸 이덕무의 글이 좋았다. 실학자라는 것과 엄청난 다독가라는 것 외에 아는 것이 없었다. 그의 관찰과 깊은 사색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며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달님의 청춘을 이끈 힘이었다기에 더더욱 관심이 간다. 글마다 해석과 원문 그리고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해석을 굳이 읽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자 까막눈이라 슬펐다. 해석을 읽지 않고 원문의 깊이와 음을 조곤조곤 읊고 싶었다.


세상사에서 벗어난 선생이 있었다. 만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은 깊은 산속눈 덮인 초가집에서 등불을 밝히고 붉은 먹을 갈아 서책에 동그랗게 점을 찍는다. 오래된 화로에서는 향기로운 향연이 하늘하늘 피어올라 허공으로 퍼져 화려한 공 모양을 만든다. 가만히 한두 시간가량 감상하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어 웃곤 한다. 오른쪽에는 매화가 일제히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왼쪽에는 차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들린다. 솔바람과 회화나무에 깃든 빗소리는 더욱 정취를 돋운다.  (p.17)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은 문장이다. 얼마큼 읽고 쓴다면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아름다운 글을 쓰게 되는 것일까? 뜻을 고르고 소리를 골라 문장 하나하나를 완성했겠지? 말이 필요 없다. 글이 너무나 예뻤다.


말똥구리는 스스로 말똥 굴리기를 좋아할 뿐 용의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용 또한 여의주를 자랑하거나 뽐내면서 저 말똥구리의 말똥을 비웃지 않는다.  (p.35)


말똥구리에겐 여의주가 필요 없고, 용에게 여의주가 값진 만큼, 말똥구리에겐 말똥이 귀하다. 저마다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가지고, 감사하며 사는데 인간만큼은 가치를 돈으로 매긴다. 그리고 나에게 필요도 없는 여의주를 부러워하며 살아간다. 나에게 필요한 것에 감사하며 남을 부러워하지 않고, 또 잘났다고 으스대지 않고, 그저 값지게 살면 될 것을 그게 참 안된다.

농부와 상인의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 사방을 돌아봐도 사우 한 사람 없지만 묘하게 문장을 깨달아 시원스레 세속의 더러움을 벗은 이가 있다. 이러한 사람은 성불한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수많은 문헌과 사우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평생토록 어리석도 거칠기만 한 사람은 장차 어찌할 것인가. 아아! 슬프다.  (p.173)


책을 좋아하고 틈틈이 읽는다. 이덕무의 눈으로 본다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문헌과 사우에 둘러싸여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내가 원하면 찾을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어리석고 실수를 반복하는 게 나라는 인간이다. 알고서 행하지 않는 것 또한 죄일 텐데 왜 매번 제자리걸음인지 속상하다. 아아! 나도 슬프다.

이 책으로 이덕무의 글을 처음 읽었다. 잘 익은 복숭아와 같은 글, 꾸밈이 없는 글이 표지와 참 잘 어울린다 싶다. 하지만 나의 글밥은 그의 감정과 생각을 다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복숭아가 익기를 기다리듯이 내공을 조금은 다져놓아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부귀신들 - 대한민국 수재 2,000명이 말하는 절대 공부법
구맹회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공부를 잘 하고 싶다. 지금 처한 현실에서 구제해 줄 거의 유일한 방법이고, 있는 자들에겐 자신의 계급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니까.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집에서도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라고 얘기한다. 오랫동안 앉아서 최선을 다해서 하면 성적이 오른 단다. 나 역시도 징그럽게도 들었던 말이다. 그런데 정말 최선만 다 하면 되는 걸까? 최선은 어떻게 하는 거지? 저자는 30년 동안 2천여 명의 공부귀신들을 만나 자료를 모으고 책을 냈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관심이 갔던 책이었다. 나중에 요렇게 요렇게 알려줘야지~생각했는데 읽는 동안에는 오히려 과거의 나와 비교가 됐다. 왜 내가 공부귀신이 되지 못했는지를...

난 동기가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엄청나게 공부를 잘 하셨다. (모든 부모는 공부를 다 잘했다고 하지~라며 의심하는 나에게 두 분은 성적표를 보여주셨으니 믿을 수밖에...) 그들에게 공부를 잘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딱히 목표도 없는 나에게 늘 강요하셨다. 시험 때마다 엄만 매번 '넌 너의 라이벌이 지금 이 시간에도 공부하고 있을 생각하면 분하지 않니?'라고 물어보셨는데 난 라이벌이 없었다. 싫은 애들은 있어도 라이벌은 딱히... 그리고 싫었던 애들이 나보다 더 성적이 잘 나와도 절대로 분하지 않았다. 나보다 열심히 공부했나 보네~라며 쿨하게 인정했으니까.

안타까운 내 암기력. 내 머리는 어찌 된 모양인지 선생님께서 중요하다고 한 내용은 기억을 하려 들지 않는다. 중요하니까 한번 더 얘기해주실 거야!라며 다시는 듣지 못할 것만 같은 우스갯소리만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역사의 정사보단 야사에 더 빠삭하다. 오랜만에 만난 내 지인들은 나의 기억력에 혀를 내두르는데 아무래도 내 머리는 '나'가 가장 중요한 모양. 쳇

이해력은 좋았다. 이해를 했어도 반복을 해야 하는데 이해했으니 끝~이라며 공부를 안 해서 매번 이해를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아~ 어쩔...

국영수. 솔직히 난 국어를 공부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중학교 때 다져놓은 만화책과 로맨스, 무협 소설로 웬만한 독해는 되었기 때문일 거다. 영어라는 과목은 워낙 좋아해서 신나게 공부했고... 문제는 수학이었는데 공통수학까지는 재미있었는데 수 1(참고로 난 문과)에서 버퍼링이 생기더니 그대로 포기. 이해하는데 절대적인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덕분에 수능에서 내 발목을 잡은 과목도 수학. 하~

시간관리는 지금도 너무 어렵다. 자투리 시간도 소중하게 여기며 공부를 했다는 공부귀신들. 난 워낙 관심거리가 많고 산만해서리... 아마도 내가 지금 학생이라면 울 엄마는 반드시 나에게 ADHD 약을 먹이셨을거다. 그리고 사교육보다는 자기관리라는데 나는 지방에서 학교 다녀서 사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기에 패스~ 어차피 받았어도 울 엄마 돈만 날렸을지도... 에잇 젠장!

시험 공략은... 난 지금도 공부하는 건 좋아하지만 아직도 시험 보는 건 무섭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부모님 눈치 보며 시험기간에 잠을 줄여가며 시험공부를 했다.(정확하게 말하자면 공부하는 척을 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부터는 평소에만 공부하고 시험기간이 되면 두려움에 오히려 더 놀았다. 시험공부에 매진했어야 할 때에 신나게 놀았으니 성적이 잘 나올 리가... 100점을 맞아야만 인정받는 분위기였기에 100점 못 받을까 봐 시험공부는 안 했다는 거. 이건 엄마가 잘못했네. 30점을 맞아도 응원을 해줬어야지!

결국 나를 믿고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가 승자라고 한다. 공부가 재미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는 공부귀신들. 그럼에도 해야 하기 때문에 목표가 있고,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에 공부를 했단다. 난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 못해서 못하는 게 꽤 있다. 이루고 싶은 걸 포기하는 게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하는 것보다 쉬우니까.

내가 학생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어떤 길을 걷더라도 안 가본 길이 가장 궁금하고 후회되겠지만... 이 책 읽으니까 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 스페인어 책 꺼내들어야지. 그래도 시험은 못 보겠어... 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 1학년 준비 혁명 - 초등 입학 전 엄마의 불안을 설렘으로 바꾸는 16가지 법칙
송재환 지음 / 예담Friend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밤톨군이 내년에 학교를 갈 생각을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정말 무얼 어떻게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한글은 기본이고, 영어는 필수에다 심지어 아이에게 구구단도 암기 시키는 엄마들 얘기를 들으면 그건 아니지~ 싶으면서도 아무것도 안 시키기에 불안하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지금 밤톨군에게 돈을 들여 사교육을 시키는 건 내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뿐 그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어떻게 불안해하지 않고 아이와 즐겁게 초등 1학년을 준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그러던 중에 만나게 된 책이다.

<초등 1학년 준비 혁명>의 저자인 송재환 선생님은 20년 이상 아이들을 지도한 베테랑 교사라고 한다. 그 점부터 믿음이 갔다. 아무것도 안 시키면 뒤처질 거라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직에 있으면서 딱 필요한 만큼 날 지도해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큰 걸 바라는 건 아니다.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친구들과는 사이좋게 지낼지, 공부는 너무 어려워하지 않을지,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지 궁금할 뿐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막연하게 불안하다가 학교를 보내고, 보내놓고 또 전전긍긍할 거다. 하지만 함께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불안감이 기대감으로 바뀌는 기적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왜 그리 불안했나 생각해봤다. 무한 경쟁에 아이를 밀어 넣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출발선에 아직 서지도 않았는데 좋은 운동화를 샀다니, 땀 배출이 잘 되는 기능성 옷을 샀다는, 잘 나가는 코치를 붙였다는 얘기를 듣는 기분이랄까? 우리 엄마에게 나는 우수한 선수였다.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어깨너머로 다섯 살 때 한글을 뗐고, 한자를 배웠고, 파닉스를 이해했다. 일곱 살 때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음에도 그저 신나서 계몽사 디즈니 명작 60권을 필사했으니 엄마에게 분명 자랑스러운 딸이었을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난 좋은 선수는 아니었음을 안다. 인생은 길다. 1학년 때 잘한다고 해서 인생이 보장받는 건 아니다. 하지만 무리 없이 밤톨군을 첫 단추를 잘 끼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그 1년이 그 아이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 이 책에 나와있는 16가지 법칙을 기준으로 삼고, 아이와 기대감을 가지고 준비하고 싶다. 걱정은 넣어둬! 넣어둬!

 이 책의 요점만 정리를 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내 어쭙잖은 요약이 오히려 방해될 수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권 사서 수시로 보고 읽는 것이 훨씬 나을 듯하다.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낼 생각에 걱정이 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6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의사가 사랑한 고양이라니... 수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양이를 만났을까? 그가 사랑한 특별한 고양이들에 대해 기대를 하며 책을 열었다. 일단 얇은 책 두께 때문에 금방 읽을까 봐 걱정도 됐다(재미있는 책이 빨리 끝나면 그렇게 서운한 게 없다). 그런데 표지 위쪽에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6'이라고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앞의 다섯 권도 야금야금 모을 것만 같은 느낌!

이 책에는 10개의 에피소드 속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과자가게의 터줏대감인 알프레드부터 크리스마스 때 죽어가던 어미가 물고 온 아기 고양이인 버스터까지 하나같이 매력만점인 고양이들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내 마음을 사로잡은 고양이는 오지랖 넓은 고양이인 오스카다. 배가 찢어진 채로 병원에 도착한 희미한 줄무늬고양이에게 평안한 죽음을 주려고 했다. 고양이가 말라빠진 목을 울리며 갸르릉거리기 전까지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이 고양이의 취미생활은 더 놀랍다. 그 취미생활까지 이야기하면 왠지 스포가 될 거 같아서~ 책에서 확인하기를!!

솜사탕을 먹을 때 언제나 아쉽다. 살짝만 닿아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버리고, 금방 작아져버린다. 나에게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가 그렇다. 딱 한 장만 넘겨도 이야기 안에 녹아버린다. 오랫동안 즐기고 싶은데 에피소드 형식이라 더 짧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고양이들의 사랑스러움과 나른한 매력들을 잘 살아있다. 노스 요크셔의 풍경도 함께 절로 떠오른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도... 거기에도 분명 고양이를 싫어해서 해코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고양이를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참 부러웠다. 헛간, 창고, 농장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들판을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고양이들은 분명 행복할 거다.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서 자동차를 지붕 삼고 오늘도 서로의 온기로 의지하며 사는 녀석들과는 비교를 못할 것 같다. 나만의 고양이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고양이들도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싶다. 그 이야기를 읽으며 한없이 웃음 짓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