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문장마다 윤문 욕구가 샘솟는다. 본래 벤야민이 어렵게 쓴 걸 감안하더라도 우리말 구조를 비효율적으로 썼다고 느껴진다. 글자들이 삐걱댄다. 직역해서 나온 내용을 우리말 구조에 맞게 쓴 작업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 문장에 동일한 조사가 연이어 나오고 긴 부사구가 적절치 않은 곳에 있다. 읽기가 뻑뻑하다. 영어 독해하듯 어구마다 슬래시를 쳐가며 읽어야 하는 수준이다. 이것은 물론 역자와 편집자의 책임이다. 더구나 이 책이 중역이라 들었다. 역자가 영문학과를 나왔다고 했을 때 눈치는 챘지만 그럼 읽기라도 더 쉽든가. 내일 교보에 가서 출판사 길의 번역판과 비교해 볼 예정이다.
*이후 교보 강남점에서 출판사 길의 책이 없어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다른 사람이 길의 책 한 페이지를 찍어 올린 것을 보고 내 책과 비교해보았다. 역시나 길의 것이 훨씬 나아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이 책을 읽은 뒤 길의 책을 다시 읽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