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대답하되, 해질 대로 해진 식상한 관용어구들을 마치 자신의 획기적인 발명품이라도 되는 것처럼 뻔뻔스럽게 늘어놓는 볼멘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는 공연히 그 양극의 틈바구니에 잘못 끼어들어 비참해진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그들의 신념, 그 신념의 견고함이 한심스러워지기도 한다. (고산지대, p.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