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도박장으로 달려가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는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열기, 소비 욕망과 지위 상승의 욕망, 도박 조건의 확산 등으로 인해 잠재적 도박꾼들이 되어 있다. 도박에 대한 의식과 태도가 우리의 몸에 체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지노의 신체`는 특정한 도박꾼들 개개인에게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화된 속성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투기적 무임승차에 의한 대박`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p.47, 김왕배, 대박 열풍과 `카지노` 사회)

하지만 욕망은 자연적이며 본유적인 속성을 지닌 욕구(need)와 달리 사회적 속성과 역사적 맥락을 갖는 문화적 구성물이다. 즉 욕망은 사회적인 것이며, 따라서 `부자 되기` 열망 또한 특정한 사회 역사적 맥락을 갖는 사회적 욕망이라는 것이다. (p.55, 정수남, `부자 되기` 열풍의 감정 동학과 생애 프로젝트의 재구축)

오늘날 심리학이 사회 전반의 핵심 영역으로 떠오르는 현상에 대해 울리히 벡(1997)은 `사회적 위험의 개인화`를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사회문제는 더욱 더 심리학적 성벽의 견지에서, 즉 개인적 부적응, 죄책감, 갈등, 노이로제와 같은 식으로 인식된다. 역설적이게도 개인과 사회의 직접성, 위기와 병세 간의 직접적인 관계가 나타난다. 사회의 위기는 개인의 위기로 나타나며 개인의 위기는 사회 영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더 이상 인식되지 않거나 아주 간접적으로만 그러한 것으로 인식된다."(벡, 1997:171) (p.76, 정수남, `부자 되기` 열풍의 감정 동학과 생애 프로젝트의 재구축)

궁극적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경영학적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나 `습관`의 혁명이 더욱 필수적이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학력, 세대, 성별, 계급, 지위, 지역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마음만 먹으면 실현 가능한 일로 비춰진다. <성공시대>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성공 요인도 `정열, 집념, 인내, 창의, 개성, 조력자, 도전, 완벽주의, 긍정적 사고, 인화, 현실 인정` 등이며, 이 프로그램은 "기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나 불평등 조건에 주목하여 저항하기보다는, 현재의 고통이나 불만을 개인적 노력의 부족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어 개별적인 노력을 경주하여 성공에 이르도록 하게 한다."(백선기, 최경순, 2000: 271, 273) (p.76, 정수남, `부자 되기` 열풍의 감정 동학과 생애 프로젝트의 재구)

궁극적으로 특목고 등의 다양한 고교의 설립은 평준화 이후 대입에 집중된 과도한 경쟁을 뚫고 나와 좀 더 이른 시기에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려는 현실적 요구와 결합된 것이라 하겠다. 즉 1960년대 이후 정부가 상향 이동시킨 교육 경쟁이 그 한계에 달하자 민간의 요구와 결합하면서 다시 하향 이동하고 특정 집단에 집중되어가는 전환기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p.185, 구난희, 신명문고 열풍으로 본 한국 교육 경쟁의 구조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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