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레네 감독의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를 보는 것 같았다. 역시나 로브그리예가 이 영화의 각본을 썼다고. [질투]의 서술은 마치 파편을 나열하듯 흐르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의 진행과 같다. 화자는 소멸된 채 그의 눈만 남은 듯한 문장들. 영화의 상영 시간이 지날수록 그랬던 것처럼, [질투]에서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투명한` 조각들이 모여 이야기, 심상과 감정, 화자의 존재를 어슴푸레하게 형성한다. 이 특별한 스타일 덕분에 소설에는 어떤 아우라가 생긴다. 그 아우라는 독자까지 휘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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