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마지막 즈음에서는 화자가 자신의 아내(A…)와 이웃이자 아내의 내연남인 프랑크가 매번 반복해 이야기하는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한다. 내연의 관계에 있는 그 둘이 항상 소재로 삼는 소설은 실제의 것이 아니라 지어내서 한 이야기였고, 그게 그들만의 놀이였다는 것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화자의 감정과 이성이 완전히 배제된 채 말 그대로˝ 카메라의 눈˝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 깊다.

대화의 소재를 제공해 주는 것은 이 소설이다. 복잡한 심리적 갈등을 제외한다면 소설은 아프리카의 식민지 생활에 대한 일상적인 이야기로 돌풍에 대한 묘사, 원주민의 반란, 클럽의 이야기 등등을 담고 있다. A…와 프랑크는 코냑과 탄산수를 섞은 것을 조금씩 마셔가면서 그 소설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한다. 안주인은 음료를 세 개의 잔에 따라 나누어 주었다.
책의 주인공은 세관 관리다. 주인공은 관리가 아니라 어느 오래된 상사의 간부 사원이다. 그 회사는 질이 나빠 자칫하면 사기 행각을 벌인다. 그 회사의 사업은 대단히 훌륭하다. 주인공은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성실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는 성실하다. 그는 전임자가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상황을 다시 회복하려고 노력한다. 전임자는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 그러나 주인공에게 전임자가 있을 수 없다. 그 회사는 아주 최근에 설립되었기 때문이다. 또 사고가 아니었다. 게다가 문제가 되는 것은 선박(커다란 흰색 선박)이지 자동차가 아니다.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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