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들에게서 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게 법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수록 더욱 신중하게 지켜야 할 모종의 한도를 벗어나는 짓이라고 느꼈다. 따라서 아들을 나무랐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야단친 적이야 많지만, 이번만큼 호되게 꾸짖은 적은 없었다. 막 시작된 불길한 결말의 예언 같다고 할까! 아버지는 삶의 근본 감정이 모욕당한 기분이었다. 무언가 중요한 성취를 이룬 많은 남자들이 그러하듯, 그에게 삶의 근본 감정은 개인적 이익과는 동떨어진, 이른바 일반적이고 초개인적인 이익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달리 말하자면, 개인적 이익의 토대가 되는 것에 대한 진솔한 숭배였다. 그건 이익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리는 사람이 조화로운 공존과 일반적 원칙에 따르는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 혈통이 좋은 개가 주인의 발차기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식탁 밑의 자리를 찾아드는 것은 개의 타고난 비천함 탓이 아니라 충직함과 지조 덕분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계산속이 밝은 인간도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진정으로 깊이 받아들이는 조화로운 인간에 비하면 절반의 성공도 거두지 못하는 법이다. (21) - P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