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뒤 동갑내기 구보를 만났다. 그처럼 서울에 살고, 종로를 거니는 것을 좋아하는 독신인 채로. 구보와 내가 더 겹쳐지게 만든 2024년 말 계엄령은 덤. 아무쪼록 구보와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매일매일 그의 사유를 기대하며 책을 들었다. 그 시절의 지식인이 읽는 서울, 한국. 그 안의 사람들. 그의 눈과 머릿속에 들어 앉은 느낌. 최인훈은 천재라는 엄마의 말에 아무 이견이 없다. 중년에 다시 한 번 읽을 때를 기다리며. 구보라면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하는 질문을 오랫동안 즐겨할 것 같다. (202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