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와 함께하는 삶에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깨끗한 옷을 입고 근사한 서재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할 때도 있었지만, 마구에 기름을 칠하거나 소박한 요리를 많이 만들거나 이른 아침 헛간에서 카우보이가 암소 몸속에 두 손을 집어넣고 송아지가 잘 나올 수 있게 송아지를 돌리는 동안 그를 돕는 모습을 상상했다. 이런 문제와 일들은 명료할 것이고 나는 이들을 명료하게 해결할 것이다. 읽고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겠지만, 많이 읽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리 많이 알고 지내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읽고 생각하는 일에서 은밀한 자유를 더 많이 누리게 될 텐데, 카우보이는 늘 내 곁에 있을지라도, 내가 하는 일을 알려고 하지 않고 그냥 놔둘 것이다. 나는 읽고 생각하면서 더 이상 쑥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교수, 143-144) - P143

마침내 인생의 중반쯤에 이르면, 당신은 모든 것이 결국 무라는걸, 성공도 결국 무라는 걸 알 만큼 똑똑해진다. 하지만 처음에 그토록 힘들게 자신을 무엇으로 보는 법을 이미 배운 사람이 이제 어떻게 자신을 무로 보는 법을 배울까? 너무 혼란스럽다. 당신은 결국 당신이 무엇이라는 걸 배우느라 삶의 절반을 보내고, 이제 당신이 무라는 것을 배우느라 나머지 절반을 보내야 한다. 이제까지 부정의무였고, 이제 긍정의 무가 되길 원한다. 나는 새해의 요 며칠 동안, 무가 되려고 애썼지만, 지금까지는 상당히 어렵다. 오전 내내 나는 무에 꽤 가까웠지만, 늦은 오후가 되면 내 안의 무엇이 힘을 쓰기 시작한다. 이런 일이 여러 날 일어난다. 저녁쯤 되면 나는 무엇으로 가득 차고, 그건 못되고 조급한 무엇일 때가 많다. 그래서 이쯤 되자 나는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다고, 어쩌면 무는 처음부터, 지나친 목표였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당분간 나는 그냥, 매일, 평소의 나보다 조금 더 적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새해 결심, 238-239) - P238

당신도 알다시피 상황이 문제다. 갈가리 찢은 티슈 조각을 내 양쪽 귀에 넣고 또 넣고 스카프로 내 머리를 에워싸 동여맬지라도 나는 이상한 사람이 정말 아니다. 혼자 살 때 나는 내게 필요한 모든 고요를 가졌었다. (이상한 행동, 166) - P1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