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날카로우며 가벼운 듯 무거운 에세이. 간만에 갈증 나지 않는 에세이를 읽었다. 현실과 경험을 떠드는 수다 밑에 깔린 통찰력이 그녀의 텍스트를 흩날리지 않도록 잘 붙잡아준다. 많은 철학자들이 사랑하는 도시 산책 에세이의 꽤나 쉬운 버전이랄까?
신경증적인 인간 혐오나 무조건적인 인간애 같이 어느 한쪽에 매몰되지 않은 저자가 도시와 관계, 타인과 자기 자신을 이리저리 관찰한다. 자신의 내면도 엄중한 시선으로 해체시키는 투명한 용기 덕분에 그녀에게서 위로를 얻는다. 그녀처럼 도시에 혼자 사는 여자로서, 그녀의 이야기가 내게 괜찮다고 말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