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을 극복하고 난 뒤에 오히려 발병하기 전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다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그들은 평생 술을 마실 수 없다는 한 가지 불편함을 얻은 대신에 훨씬 더 많은 이점이 생겼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성찰하고 수양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단점과 결손이 있어도 그냥 그대로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 채 본성대로 살다 인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마음속 번뇌와 고통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고 만다.
단주의 과정은 자신의 문제를 숙고contemplation하고 성찰하며 마침내 변화를 도모하는 위대한 역사와 같다. 그 역사를 이룬 사람이 한 번도 변화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보다 못한 삶을 살 이유가 없다. 훨씬 더 윤택한 삶을 살 수도 있다. 이때 알코올중독은 마녀의 저주가 아닌 신이 주신 선물로 우리의 기억에 남게 된다. 발병하기 전의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의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81)
중독자에게는 미래 역시 몇 년이 아닌 순간의 개념으로 변해버린다. 몇 년 뒤까지 고려한 가정, 건강, 직업에 대한 계획은 막연하다.
몇 분 뒤에 모든 것을 잊고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 즉 술을 마시는 것이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익숙한 미래의 모습이다.
단주를 할 때 시간을 쪼개어 대응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즉
‘오늘 하루만 생각하기‘와 같은 방법을 쓰는 것이다.
"오늘까지만 마시고 내일부터 마시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은 중독자를 유혹하는 가장 흔한 중독성 사고다. 중독자에게 내일은 없다. 중독자는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술을 끊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술을 끊었던 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올리며 얻는 위안이나, 오늘이 지나고 내일 술을 참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기대는 애당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느냐가 회복과 악화를 가름한다.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