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붕괴시킨 전쟁이 끝난 세상. 폐허 위에 다시 논리를 세워 세상을 설명하기 위해 분투하는 지식인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발전론적 사고가 해체되고 유토피아가 소멸한 가운데, 프랑스 지식인들은 길을 잃었으나 여전히 치열하게 고민하고 갈등하고 사랑하며 살갗 냄새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사회적 삶과 개인적 삶의 끝없는 갈등, 선과 악, 삶과 죽음, 남녀 불평등, 영원한 불안 등 추상적이거나 거시적인 문제부터 전후에 실질적으로 겪게 되는 냄새나고 하찮은 고민과 딜레마까지 얼기설기 얽혀 있다.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이야기와 인물들이 재미있다. 2주 내내 이 소설에 빠져 있을 수 있던 이유였다. (22.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