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모습이라 착각했던 많은 일면이 사실은 200여 년동안 변함없이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책. 아주 거칠고 거친 버전의 발자크 느낌.

1800년대 부르주아의 모습과 오늘날의 일명 ˝유산 계급 자유 시민˝은 의외의 영역에서까지 레퍼토리와 제스처, 화법을 같이한다. 매일같이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고들 하지만, 인간의 습성은 그렇지 않다. 2020년대에도 부르주아의 아비투스가 굳건히 이어져 내려오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부르주아가 초상화 제작에 집착하는 모습은 인스타그램에 넘쳐나는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지며, 파리를 떠나 귀농했다가 적응에 실패하여 집을 헐값에 팔고 도심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한치의 오차 없이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요즘 귀농이 트렌드˝라는 미디어의 끊임 없는 유난이 깊은 무지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고 놀랐다. 200여 년 전부터 ˝귀농 트렌드˝가 시작되었을 줄이야. 귀농이란 개념 자체가 부르주아와 탄생을 같이 한 듯하다. (2021.8.14)

*번역이 좋아 술술 읽힌다. 다만 주석은 본문 이해와 관련이 낮은 쓸데 없는 정보까지 줄줄이 달려 있어 독서를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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