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매뉴얼 - 라깡, 바디우, 일상의 윤리학
백상현 지음 / 위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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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음의 미학. 삶이란 사실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의 직선이 아닌 뒤엉키는 곡선 그 자체임을 무자비하게 드러내는 사유. 그러면서도 그것을 애틋하고도 씩씩하게 품는 곧은 말들.
삶이란 무언가를 쫓고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상의 조악한 틀을 인지하고 스스로에게 폭로하는 것. 삶은 최면과 미혹의 세계에서 번번이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깨우는 것. 그 틀이 날아가버렸을 때 얼굴을 내미는 거대한 공허로부터 도망가지 말고, 그 텅 비어 있음을 직면하고 껴안을 것. 공허와 같이 걸을 것. 다시 빽빽하고도 몽롱한 꿈의 세계로 잠들지 말 것. 타자의 언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지 말고 더듬거리며 내 언어를 한 획씩 그어 나갈 것.
일시적 성취가 아닌 지속적 투쟁으로서의 삶. 내 삶의 목표는 잠든 사람이 되지 않는 것. 나는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 되지 않기 위해 산다.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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