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정보. 이 책의 원제는 ˝Healing from Hidden Abuse: A Journey Through the Stage of Recovery from Psychological Abuse˝이다(남사스러운 한국어판 제목은 출판 시장에서 눈에 띄기 위함이라 생각해 그러려니 하자...). 그리고 이 본래의 제목에 매우 충실한 책이다.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 등에게 심리적 학대를 당했던 피해자의 회복이 이 책의 일관된 테마다.

주로 그들의 타겟이 되는 피해자들은 대개 공감능력이 높아 가해자의 행동 배경이나 심리, 심지어는 가해자에게 과거의 아픔이 있었던 건 아닌지부터 이해해보려 애쓴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피해자 자신들의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생각에 파고드는 건 상황을 더 낫게 만드는 데 그리 효과가 없다. 특히 회복(혹은 탈출)을 결심한 초반이라면 더더욱. 그런 면에서 피해자의 경험과 마음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가까운 심리적 학대자에 괴로워하고 있는 이들이 첫번째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학대를 깨닫고 다시 이전의 건강한 나로 돌아가는 단계가 6개로 나뉘어 제시되며, 읽은 내용을 토대로 상세한 질문에 답변을 쓰며 어떤 피학대 경험을 했는지, 이를 어떤 심리적 용어나 가해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혹은 내가 좀 더 나아지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정리할 수 있는 노트도 있다.

저자의 말대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아서 상담을 받기 어렵거나, 나르시시스트와 같이 심리적 학대를 가하는 사람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는 상담사를 만나기 힘든 상황이라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라도 이 책을 읽어보기를.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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