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밤에 나를 사로잡곤 하는, 공포보다도 훨씬 강한 불안감을 느꼈다. 이젠 그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나 자신을 책임져야 한다는 느낌. 엄마도 아무도 없이. 그가 밤새도록 아파트 앞에서 지켜봐줬으면, 밤새도록 그리고 그 이후로도 밤마다 보초처럼, 아니, 나를 지키는 수호천사처럼 지켜봐줬으면 싶었다. (83)

오직 도망치는 순간에만 온전히 나 자신이었다. 나에게 유일한 좋은 추억은 도피 혹은 가출의 추억뿐이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이 언제나 다시 우위를 점하곤 했다. (103)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지금에야 나는 이 말을 할 수 있다. 거기서 나는 내 인생에 단 한 번 영원한 회귀‘가 무엇인지 느꼈다고. 그때까지 나는 독학자의 선의를 가지고 그 주제에 관한 작품들을 읽어보려고 노력했었다. 에글리즈 도퇴유 지하철역 계단을 내려가기 바로 직전이었다. 왜 이 장소란 말인가?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건 하등 중요하지도 않다. 나는 잠시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우리는 영원히, 그곳, 같은 장소에, 함께 있었고, 오퇴유를 가로지른 산책을 수천 번의 또다른 삶 동안 이미 했었다. 시계를 볼 필요도 없었다. 나는 정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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