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나는 아버지의 성격에 대해 깊이 생각한 후에, 아버지는 내게도 가정생활에도 관심이 없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다른 것을 사랑했고 이 다른 것을 완전하게 탐닉하고 있었다. "할 수 있는 것은 혼자 차지하도록 해라. 남에게 넘겨주지 마. 자신을 자신의 것이 되게 하는 것, 인생의 모든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거야." 어느 날 아버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57)

"자유." 아버지는 반복해서 말했다. "인간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니?"
"무엇인데요?"
"의지, 자신의 의지야. 그것이 자유보다 더 좋은 권력을 준다. 원하기만 하면, 자유로울 수도 있고, 명령할 수도 있지." (57-58)

"괜찮아." 루신이 계속 말했다. "겁내지 말게. 정상적으로 사는 것, 집착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네. 좋을 게 뭐가 있어? 파도가 휩쓸려 와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도, 사람은 바위 위에, 스스로 두 발로 서야 하는 거야. 나는 이렇게 기침을 해 대지만… 그런데 벨로브조로프에 대해선 들었나?"
"무슨? 아니오."
"소식도 없이 사라졌네. 카프카스로 갔다고들 해. 자네같은 젊은이에겐 교훈이 될 거야. 모든 것이 제때에 단념하고 그물을 찢고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네. 보아하니 자네는 다행히 빠져나왔군. 다시는 그런 것에 걸려들지 않도록 하게. 잘 가게." (134-135)

아 청춘이여! 청춘이여! 그대는 어느 것도 꺼리지 않는다. 그대는 마치 우주의 모든 보물을 가진 듯해, 우수에도 위로받고, 슬픔과도 친하다. 자신에 넘치고 용감한 그대는 "보시오, 나는 혼자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대의 날들도 흘러 흔적 없이, 속절없이 사라져 간다. 태양 아래 밀랍처럼, 눈처럼, 그대 안의 모든 것은 사라져 간다… 그대가 지닌 매력의 비밀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에 있는지도 모른다. (146-147)

그런 감정이 되풀이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절대 경험할 수 없다면, 나는 자신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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