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를 저지른 사람이 자신과 자신의 행동을 재규정하는 전략을 보완 또는 대체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 다른 절차를 거칠 수 있다. 자기 체면이 손상되지 않은 경우에는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심리적 보상을 해주거나, 상황을 자기의 탓으로 돌리며 후회하고 사죄를 하는 것이다. 이는 의례적 주고받기에서 중요한 조치이자 단계이다. 무례를 저지른 사람이 그런 수단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는 이제 자신이 면목을 일신한 사람임을, 심판의 무대에서 표현적 질서를 거스른 죄의 대가를 치렀고 그래서 다시 한 번 믿어도 좋은 사람임을 드러낼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가볍게 대하고 있지 않음을, 그리고 본의는 아니었으나 자기 때문에 누가 마음이 상했다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가 자기의 해명을 받아들여도 자부심이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고 상대를 안심시킨다.
또한 그는 자기를 자책하고 낮춤으로써, 만일 사건이 그렇게 보였다면 그것은 범죄나 마찬가지이며 그런 짓을 저지른 사람은 벌 받아 마땅함을 알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다. 그래서 그는 자기 행동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음을, 또 자신은 여전히 의례과정에서 분별력있는 참여자임을, 그리고 자기가 깨뜨린 품행규칙은 여전히 실재하며 성스럽고 약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무례한 행동은 의례 코드에 대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무례한 짓을 저지른 사람은 의례 코드와 코드 지지자인 자신이 모두 순조로운 질서 속에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좌중의 불안감을 누그러뜨린다. (32-33, 결국 사죄는 여전히 그 사회적 공간에 자신이 자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체면을 본래 논리에 그대로 끼워넣어두기 위해서인가. 오히려 체면 때문에 사죄를 하지 않는 경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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