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인상, 서정들만이 흩날린다.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이유를 모르겠으나‘ 기쁘면서도 슬픈,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뭐 그런 느낌들만이 나부낀다. 그것이 풍요로워 몽환적이고도 알 수 없는 애상적인 심상을 뿌옇게 띄워내지만, 그것뿐이다. 수직보다는 수평으로 얇게 넓은 말들. 한국 소설이었다면 그 정서에 좀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