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도망, 재즈, 사랑이란 소재가 뒤섞인 스토리 자체는 촌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사건들에서 무뇨스 몰리나가 길어올린 어떤 사유 조각들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이미 과거에 예견된 미래라는 테마가 인물들의 말, 행동, 외모의 곳곳에 묻어 있다. 그러니까 그들의 사소한 움직임과 표정, 그들이 읊조리는 말, 스치는 사물들은 단순히 인물과 현재를 묘사하기 위한 소재가 아닌, 그들을 관통하는 삶, 그리고 미래와 연결된다. 상투적인 어구들의 나열이 아니어서 페이지를 넘기는데 종종 제동이 걸리곤 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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