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로부터의 수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9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완독하였다. 책을 읽다 나도 모르게 탄식에 가까운 감탄을 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밑바닥까지 파헤쳐 본 사람이다. 그렇기에 지하 인간을 제시할 수 있었던 거고, 이 캐릭터로 인간 실존에 대한 얘기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거다. 진정한 ‘살아 있음‘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가까스로 합리를 손에 넣으려 애쓰며 살아가는 충동적이고 비논리적인 존재다. 어쩌면 그 충동과 본능이 우리를 인간이게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그 감정과 행동이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파멸의 상태 끝에 역설적으로 쾌락을 느끼는 본능을 가지는 것이다.

나는 톨스토이의 ‘인간‘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이 더 ‘인간답다‘ 느낀다. 그가 존재의 끝까지 세밀하고 치밀하게 파고들어 신들린 듯 문장을 나열할 때 때로는 쾌감을, 때로는 탄식을, 때로는 두려움을 느낀다. 나 역시 이제까지의 삶을 통해 나 자신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성실한 사람이 아닌, 끝도 없이 멍청하고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인, 때때로 자기혐오에 이를 언행도 일삼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18.6.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