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달 이야기 세상으로 첫 발걸음 4
콘라트 뵌 지음, 유연수 옮김, 마르코 스파라차리 그림 / 여우오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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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면 왠지 딱딱한 과학도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쳐보면 첫 장에 “안나, 어디에 있니?”라는 아이를 찾는 아빠의 한마디 뿐…….

   그래서 이번엔 너무 유아용의 그림 동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읽다보면 태양과 달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빼곡히 담겨있다. 어렵게 생각되는 태양과 달의 과학적 지식들을 숫자적 표현 없이 편안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동안 해와 달에 대해서 방아 찧는 토끼가 사는 곳이라거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해님으로만 이야기 들어왔던 나의 아이가 내년에는 초등학생이 된다. 그림동화와 과학동화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책이 그야말로 세상으로 첫 발걸음을 떼는 아이에게 태양과 달의 진정한 정체(?)를 부담 없이 이야기해 주기에 더없이 적절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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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간 홍길동, 경제의 역사를 배우다 가자! 역사 속으로 1
안창숙.이명애 지음 / 파란자전거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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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썽꾸러기 길동이가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고 엄마의 생일선물도 사기 위해 인터넷 가상 체험을 신청하면서 우리나라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화폐사용과 경제활동 전반에 대해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자칫 어렵게 생각될 수 있는 역사의 경제활동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터넷, 가상체험, 암호풀이게임으로 연결시켜 쉽고 재미있게 역사에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크게 우리나라의 역사를 6단계로 나누어 각 시대마다 화폐와 경제활동이라는 중심 뼈대에 만화형식의 작은 에피소드들을 담아 읽는 중간 중간 지루하지 않도록 하였고 역사 속의 유명 위인이나 지역, 문화재를 만나게 함으로써 길동이와 함께하는 독자의 체험 길에 재미를 더해 주었다.

   역사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약간 어려울 수도 있으나 시대별로 요점이 잘 정리되어 있고 지루하지 않은 구성으로, 여러 번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겠다.

   어른인 내가 읽으면서도 역사 속 화폐와 경제활동이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함에 놀랐고 시대에 따라 사회의 요구에 따라 바뀌어 가는 경제의 흐름을 스스로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길동이가 체험했던 가상체험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책으로 읽어 본 역사의 흐름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욕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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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토끼 돌개바람 5
임태희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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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범생이던 영빈이가 문제집을 냄비에 넣고 끓인다거나 자신의 꿈이 토끼라고 이야기한다거나 짝의 모습을 나비로 그린다거나……,  현실적으로 보자면 지나친 스트레스로 살짝 맛이 간 아이의 모습이고 동화적으로 보자면 아이들의 창의적 상상의 세계를 무시하고 지나친 교육열로 무장한 부모들과 어른들을 꼬집는 이야기이다.


   요즘 어디서나 이런 교훈을 주는 동화는 많이 볼 수 있지 않던가? 오히려 너무 억지스럽게 과장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닌가?

   나는 나의 아이에게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들어보고 싶었다.

   책의 제목을 보고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의 첫 마디는 이랬다.

   “이게 뭐야! 내 꿈은 토끼? 선생님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고 무슨 꿈이 토끼야”

   어이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게, 그렇지? 그래도 한번 읽어봐”

   역시 10살 정도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는 유치한거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 책을 다 읽은 아이는 나의 뒤통수를 치는 이야기를 했다.

   “엄마 나 꿈 바꿨어. 나 갈매기가 될 거야. 그것도 독도에 사는 괭이 갈매기.”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민우처럼 나의 아이도 영빈이와 한통속이 되고 말았다.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이 모습이 아이들의 모습인가? 작가는 억지스럽거나 과장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충분히 아이들에게서 만날 수 있는 모습들을 표현한건가?

   책을 읽기 전에 어이없다는 듯 비웃던 아이가 책을 읽고 나서 뚱딴지 같이 갈매기가 되고 싶다니…….

   “너 이 책 보기 전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잖아?”

   여기에 내 아이는 결정타를 한방 날린다.

   “어른들은 자기들 일 하느라 바빠서 생각할 시간이 없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이 있는 거라고 뭐~~~”

   나는 마치 어린왕자가 여행하며 만났던 어느 소행성의 메마른 감정을 소유한 대표적인 어른의 모습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동화가 결국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아이들이 읽고 즐겁다면, 행복한 상상을 한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 나는 동화 속에서 무엇을 찾으려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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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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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숲에 첫 발을 딛고 나는 조금 실망했다.   무언가 풍성한 과실과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상한 풍경을 기대했던 나에게 펼쳐진 숲의 모습은 평범한 삶의 모습이었다.   나무가 있고 벤치가 있고 지금의 계절처럼 조금의 낙엽과 체온에 알맞은 산뜻한 바람이 있는……, 그냥 숲이었다.  

   

   “후~~~”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조금씩 숲을 거닐었다.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보여지는 숲의 아름다움을 감상했고 가다가 만난 벤치에 앉아 쉬기도 했다.

   숲을 거닐면서 이 숲엔 시간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아니 그것은 시간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이 존재하지 않을 뿐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시간이 존재하고 있었다.  


   시의 매력에 빠져 살던 시간이 있었다.   어감을 느낄 수 없는 번역된 외국 시 보다는 단어 하나하나마다, 한 구절 한 구절마다 감정이 뚝뚝 묻어나는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를 노트 여기저기마다 적어 놓고 외우던 시간이 있었다.   지금의 내 나이만큼도 살지 못하고 20대에 요절한 시인 이상의 자조적이면서도 세상을 조롱하는 듯한 시가 있었고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조지훈 시인이 있었고 님의 침묵의 한용운, 홀로서기의 서정윤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낙화의 이병기 시인 등 아름다운 언어로 나의 감성을 살찌워 주던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 시절 나도 그들을 흉내 내며 어줍잖게 인생의 고뇌를 끄적이곤 했었던 것 같다.

   시와는 달리 고전은 국내외 작품을 가리지 않고 즐겨 읽었었다.   특히 국어 시간에 짧게 몇 줄로 요약된 내용들의 고전들을 읽고나서의 기분은 다른 아이들이 발견하지 못한 보물을 혼자만 발견한 듯, 괜히 뭔가 된 듯한 우쭐함 마저도 들곤 했다.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읽고 니나의 모습을 내가 살아갈 이상형의 모델로 삼기도 하고 니나를 사랑한 슈타인같은 존재가 내 옆에도 있었으면 하는 욕심도 부려보았다.   지금의 시선으로 보자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고전의 목록에 있다는 사실에 황당해 하기도 했고 ‘데미안’을 읽고 무슨 병아리 새끼라도 된 양 알을 깨고 나오겠다던 나와 친구들의 모습도 그 시간 속에 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리고 반 혹은 반 이상을 살아온 한 인간의 입장에서 책 속의 인생을 접하며 웃고 울고 또 다른 미래를 설계한다.


   어느덧 올려다 본 숲의 나무엔 열매가 하나, 둘씩 매달려 있다.   추억의 열매, 그리움의 열매, 희망의 열매…….

   이거였구나.   스스로 문학과 함께 걸어 온 인생의 숲을 보여줌으로 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숲을 발견하게 하는 것.    앞으로 나는 이 숲을 더욱 살찌우려한다.   내가 아직 접해보지 못한 많은 인생들을 더욱 많이 만나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를, 행복하게 사는 것인지를 겸손하게 고민하며 인생을 느끼며 살아가려한다.   그리고 때때로 마음 맞는 친구 불러 놓고 수다도 떨어가며 무겁지 않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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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잘 수 없었던 곰 - 동물농장 시리즈 3
테일러 브랜든 지음, 김보경 옮김 / 여우오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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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겨울잠을 자야할 곰이 겨울잠을 잘 수 없었을까?

   궁금함을 안은 채 아이와 함께 책장을 넘겼다.


   추운 겨울 엄마와 꼭 안고 겨울잠을 자고 있는 스너글리…….  긴 겨울잠을 뒤로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동안 엄마 곰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간들이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것도 모른 채…….

   그리고 또다시 겨울이 오고 엄마 곰은 슬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별을 스너글리에게 선언한다. 스너글리의 두 눈에 비쳐 보이는 떠나는 엄마 곰 뒷모습의 그림 표현에 재미있어 하는 아이와 달리 읽어주는 엄마의 마음은 찡해진다.

   홀로 겨울잠을 청하는 스너글리……. 그러나 잠이 오질 않는다.

   그랬었구나! 그래서 겨울잠을 잘 수 없었구나! 그렇지만 결국 스너글리는 겨울잠에 빠져든다. 엄마곰과의 행복했던 추억을 보듬어 안고…….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이 커서 엄마와 헤어져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아이는 스너글리의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엄마 곰과의 행복한 모습에 즐거워한다. 그런 아이와 달리 엄마의 마음 한 편이 싸~~ 해짐은 어쩔 수 없다.

   이 다음 아이가 홀로서기를 할 때 언제나 단잠을 잘 수 있도록 더 많은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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