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이 황홀하게 이 음악에 몰입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어떤 사람이나 새로운 음악을 이해하려고 얼굴을 찡그린 채 가슴을 펴고 있었다. 이해하기 어려워도 듣고 있으면 매우 새로운 데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느 표정에나 이해를 초월한 추상화 앞에 선 것처럼 당혹과 무지, 그리고 상쾌함이 교차되고 있었다.
지적이고 답답한 음악회였다. 사람들은 귀보다도 두뇌의 노동에 피로했다. 여기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나타내면 안 된다. 청중은 이 음악 앞에서 열등감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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