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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아 전기 (양장)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박광순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카이사르에 관해 쓴 제4권의 모두(冒頭)를 피렌체에 살고 있을 때 알고지냈던 한 경찰관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카이사르에 관한 평가를 덧붙이고 있다.
그 중에 이탈리아의 일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실려있다는 평가는 주목할 만하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다음 다섯가지다. 지성. 설득력. 지구력. 자제력. 지속적인 의지. 카이사르만이 이 모든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평가는 카이사르의 이 작품에 대한 전체평가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구성이나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카이사르가 갈리아 총독으로 부임하면서부터 갈리아인들과 벌인 8년간의 전쟁이 내용이요, 1년에 한편씩 모두 8권의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엮은 것이 구성이다.(제8권은 사실 카이사르의 부하들이 기술하여 첨부한 것으로 실질적인 카이사르의 작품은 제7권까지가 정확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구성과 내용을 갖춘 이 작품이 얼마나 위대하길래 로마 1600년간의 역사를 16권으로 쓰겠다고 선언한 시오노 나나미씨가 제4권을 온통 이 한권의 작품에 할애하고 있을까?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를 자랑한다. 군인인 저자의 직업과 원로원에 대한 보고서라는 글의 성격상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것은 시오노 나나미씨가 감탄했듯 B.C. 58년의 기록 첫줄부터 거두절미하고 갈리아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는 태도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명확한 파악, 적의 동태와 자신의 군사적 전술등에 대한 포괄적인 서술에 일관되게 나타난다.
또 하나 두드러지는 점은 놀랍도록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저자의 태도에서 엿보인다. 이 작품은 처음에 읽을 때 좀 당황했지만, 특이하게도 3인칭 시점에서 서술된다. 자신을 카이사르라 칭하고 자신의 태도를 마치 제3자가 바라보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저자의 특별한 장치이리라. 그런데 이러한 객관성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비단 장치에서만 엿보이는것은 아니다. 내용면에서 카이사르는 흔히 강자가 약자에게 보이는 우월감이나 경멸감 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당시에는 미개인으로 불렸던 갈리아인들의 주도자 베르킹게토릭스에 대해서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갈리아인들이나 브리타니아인들의 식생이나 그들의 생활모습, 문화 등에 대한 자세한 서술은 약자에 대한 우월의식에 빠진 강자에게서는 보기 힘든 태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매력은 재미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갈리아 여러부족과의 숨막히는 격전과 승리, 라인강 도하, 브리타니아의 몇몇 부족과의 싸움, 갈리아 여러부족의 단결과 베르킹게토릭스와의 두뇌싸움, 갈리아전쟁 최대의 격전지 알레시아공방전 등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정도로 재미있다.
이 작품은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고전이라는 범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따분하고 골치아픈 작품이라 오해하고 있는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엔 로마인이야기나 삼국지같은 작품을 재미있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도 충분히 그런 재미를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로마인이야기 제4권과 같이 읽으면 쉽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